[더구루=진유진 기자] 인도 아연 소비량이 향후 10년 동안 200만t을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인도의 빠른 경제 성장과 인프라 확장으로 인해 아연 수요가 가속화될 것으로 해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앤드류 그린 국제 아연 협회(IZA) 전무이사는 최근 아연 업계 연수 프로그램 '징크 컬리지 2024(Zinc College 2024)'에서 "현재 인도 아연 소비량과 수요는 110만t으로 생산량을 상회하고 있다"며 "향후 10년 내 200만t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글로벌 아연 시장의 연간 규모는 약 1350만t으로, 인도 1인당 아연 사용량은 세계 평균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그린 IZA 전무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90~95%가 차량 부식 방지를 위해 아연 도금 강철을 사용하지만, 인도의 사용량은 약 23%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 자동차 산업에서 아연 도금 강철 사용을 확대하고, 아연 도금 철근에 대한 표준을 확립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인도의 급속한 경제 성장과 인프라 확장은 아연 사용 확대의 중요한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아연은 인프라 관련 부식 비용을 줄이는 데 기여하며, 이는 인도 GDP의 약 5%에 해당한다. 자동차 산업 역시 중산층 성장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아연 도금 강철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도 아연 수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연방 예산에서 철도와 지하철, 항구 개발 등에 대한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아연과 은, 알루미늄, 강철, 구리 등 필수 금속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더불어 세계 리튬 수요가 오는 2040년까지 40배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배터리 핵심 구성요소인 아연 소비량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신재생 에너지 전환에 따라 태양광 발전 분야에서 아연 수요가 4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풍력 에너지 분야 수요도 오는 2030년까지 두 배로 성장할 전망이다. 에너지 저장 솔루션 수요는 향후 5년간 7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아연 수입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지난 2월까지 7만815회의 아연 선적을 수입했다. 총 7060개의 해외 수출업체가 3540개의 인도 구매자에게 공급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 2월에는 5796회의 아연 선적을 수입해 전년 동월 대비 11% 성장했으며, 전월 대비로는 9% 증가했다.
아연은 비료 재료 중 하나로, 인도 토양의 약 37%에서 아연이 부족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인도 연간 아연 수요는 66만t, 생산량은 90만t에 달해 인도는 아연 최대 수입국이자 주요 수출국이다. 생산량이 국내 수요를 초과해 순수출국으로 분류되지만, 가공 등의 이유로 한국과 일본 등으로부터 아연 수요의 23%를 수입하고 있다.
향후 10년 내 인도 아연 소비가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산업의 성장 가능성도 크다. 이에 따라 수입 관세·수출입 규제 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