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LG디스플레이가 미국에서 롤러블 디스플레이 특허를 취득했다. 첫 롤러블 스마트폰 출시를 접은 후에도 기술 개발은 멈추지 않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롤러블 시장의 개화를 준비한다.
14일 미국 특허청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8일(현지시간) 롤러블 디스플레이 특허(미국 특허번호 US12111700B2)를 등록했다. 이 특허는 작년 10월 10일 출원됐다. 양옆을 말아 스마트폰처럼 썼다가 모두 펼쳐 태블릿PC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담고 있다.
LG는 한때 롤러블 스마트폰 출시를 추진했었다. LG전자는 지난 2021년 1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서 'LG롤러블' 시제품 영상을 공개해 이목을 모았었다. 영상 속 스마트폰은 버튼을 누르면 6.4인치였던 패널이 7.4인치까지 커지고, 버튼을 또 누르면 화면이 말리면서 작아졌다. 패널을 펼치면 애플리케이션 화면도 동시에 늘어났다. 영상이 공개된 후 LG전자가 3개월 만에 전파인증을 취득하며 국내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하며 상용화는 무산됐다.
비록 롤러블폰 출시는 접었지만 롤러블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은 지속되고 있다. 롤러블은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휴대성과 대(大)화면 장점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폴더블에 비해 얇고 가볍다. 화면 주름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오포는 지난 2020년 11월 롤러블폰 '오포X2021' 시제품을 선보였고, 이듬해 말 TCL은 폴더블과 롤러블 기능을 모두 갖춘 '폴드앤롤 2인(in)1' 시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 롤'과 '갤럭시Z 슬라이드' 등 롤러블 제품명으로 추정되는 상표를 출원했다. 내년께 롤러블폰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가 앞다퉈 롤러블폰을 개발하며 LG디스플레이도 특허 확보에 나섰다. 아너와 오포, 모토로라 등 잠재 고객사에 패널 공급을 모색하고 롤러블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대형 패널 시장에서 롤러블 기술력을 입증했다. 지난 2019년 65인치 롤러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65인치 OLED TV로 2021년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행사에서 '올해의 디스플레이(Display of the Year)'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