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롯데마트가 유럽 최대 규모의 유통연합 EMD(European Marketing Distribution)과 손을 잡았다. 한국 유통기업 중에는 롯데마트가 유일한 가입사다. 유럽 식품 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한 자사 브랜드(PB) 강화해 경기 불황을 타개해 나간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15일 EMD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준회원(Associate Member)으로 EMD에 가입했다. EMD는 롯데마트가 가입과 동시에 회원사로서 활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필립 그루이터스(Philippe Gruyters) EMD 매니징 디렉터는 "준회원으로 EMD에 가입한 롯데마트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앞으로 성공적 파트너십을 이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MD는 지난 1989년 설립됐으며 스위스 파피콘(Pfäffikon)에 본사를 두고 있다. 스위스 마칸트 신트레이드(MARKANT SYNTRADE)를 비롯해 △독일 마칸트(MARKANT) △스페인 유로마디(Euromadi) △이탈리아 ESD △호주 울워스(Woolworths) △스웨덴 악스푸드(Axfood) 등 14개 유통기업이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다. 유럽과 비(非) 유럽 시장을 포함한 전세계 시장에서 올리는 매출 규모는 연간 2220억유로(약 330조)에 달한다.
EMD는 이같은 강력한 바잉파워를 토대로 경쟁력 있는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내세운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회원사들의 연간 수요를 취합해 고품질 유럽 상품을 공동으로 대량 구매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이다.
롯데마트는 EMD, 포르투갈 유지류 전문기업 등과 협력해 국내에 포도씨유와 올리브유 등 식용유를 론칭한다는 방침이다. 독일 대형 제과업체와 손잡고 젤리 제품을 개발해 선보이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다. 향후 유제품, 대용식, 냉동식품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주류에 이어 식품 부문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롯데마트의 행보로 풀이된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4일 뉴질랜드 '빌라 마리아'(Villa Maria) 와이너리와 '셀라 셀렉션 소비뇽블랑' 단독 론칭 및 와인 운영 활성화를 위한 협력 미팅을 가졌다.
빌라 마리아 와이너리는 뉴질랜드 와인 산업 발전을 이끌어 온 대표적인 와이너리로 꼽힌다. 영국 주류전문매체 드링크 인터내셔널(Drink International)이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와인 브랜드 TOP 50' 상위권에 매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8월 '빌라 마리아 셀라 셀렉션 소비뇽 블랑' 단독 론칭 이후 양사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는 "EMD와 협력 관계에 공을 들였다"며 "추후 유제품, 냉동식품, 대용식 등 다양한 식품군으로 출시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