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미얀마 반군이 주요 희토류 채굴 지역을 장악하며 글로벌 희토류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민주 진영과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의 공세로 미얀마 군사정권이 수세에 몰린 가운데 미얀마산 희토류 공급 중단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친 독립군(KIA)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얀마 주요 희토류 채굴 지역인 카친주의 치웨 마을에 이어 19일 민병대 단체인 NDA-K로부터 카친주 판와 마을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KIA는 "현재 희토류나 기타 경제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중국과의 희토류 협력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KIA는 지난 2021년부터 미얀마 군정에 맞서 싸우고 있는 소수민족 무장단체 중 하나다.
미얀마 희토류 채굴은 주로 중국 남서부 윈난성과 인접한 카친주 치웨와 판와 마을 일대에 집중돼 있다. 이 지역은 보석과 희토류 채굴이 활발하며, 카친주의 수도 미트키나와 중국 북부로 이어지는 주요 무역로에 위치한다. 이전까지 미얀마 군정과 동맹을 맺고, 광산 설립을 원하는 중국기업과도 협력 관계를 맺은 NDA-K의 통제하에 있었다.
캐나다 희토류·배터리 금속 연구 컨설팅 업체 아다마스 인텔리전스(Adamas Intelligence)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반군이 미얀마 광산 지역을 점령하면 지난 4개월간 몬순 시즌과 기타 문제로 감소했던 중국으로의 희토류 정광 출하가 잠재적으로 중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다마스 인텔리전스는 "미얀마는 지난해 전 세계 디스프로슘과 테르븀 공급의 57%를 담당했기 때문에 계절적 호황인 분기에 공급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자석 제조업체와 전기차 제조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미얀마의 생산량 증가와 저렴한 가격은 환경 파괴와 사회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희토류 채굴에 대한 비판을 외면하게 했다"고 지적하며 "미얀마에서 중국으로의 희토류 정광 공급이 중단되면 중국 희토류·자석 수입업체들은 대체 공급원을 확보하지 못해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희토류는 첨단기술 장비에 필수적인 17개 희소 원소를 의미한다. 반도체와 영구 자석이 들어가는 배터리,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전투기 F-35, 토마호크 미사일 등 첨단 무기에도 사용된다.
앞서 중국 희토류 가격은 지난해 9월 중국 국경절을 앞두고 미얀마 일부 광산이 채굴을 일시 중단하면서 1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미얀마는 지난해 세계 4위 희토류 생산국이며, 세계 최대 생산국이자 수입국인 중국은 미얀마산 희토류를 수입하고 있다.
한편 미얀마 군정은 평화 회담 참여를 촉구했으나, 민주 진영과 주요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은 대화 제안을 거부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