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中 독자 EV 플랫폼+기술 현지화’ 융합 전략을 토대로 중국 전략형 전기차 개발에 착수했다. 중국 시장 반전을 위해 신에너지차(NEV)로 정면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로컬 브랜드들이 유럽과 남미 등 해외로 눈을 돌리는 지금이 비로소 지난 2017년부터 이어진 판매 부진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다.
◇상하이R&D센터, 독자 EV 플랫폼 개발 착수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로컬 전기차 브랜드와 경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중국 전략형 EV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그 중심에는 지난 18일 중국 상하이에 설립한 현대차 첨단기술연구개발(상하이) 유한회사(Hyundai Motor Advanced Technology R&D (Shanghai) Co., Ltd.·이하 상하이 연구센터)가 있다.
상하이 연구센터는 현지 운전자 고려한 독점적인 설계를 통해 개발한 EV 플랫폼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디자인과 첨단 신기술을 탑재한 현지 전략형 전기차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기존 △상하이 디지털 R&D센터 △옌타이 R&D센터 △청두 상용차 R&D센터 등 분야별로 R&D 센터를 통해 중국내 포괄적 R&D네트워크를 조성한 데 이어 상하이 연구센터 설립으로 중국 전용 EV플랫폼 개발을 위한 기반을 다졌다. <본보 2024년 10월 21일 참고 현대차그룹, 中 상하이에 첨단기술연구개발 자회사 설립…100% 지분 보유>
상하이 연구센터는 UX 스튜디오도 마련할 예정이다. UX는 소비자가 브랜드, 제품,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단계에서 겪는 총체적인 경험을 의미하며, UX 스튜디오는 고객과 함께 UX 콘셉트를 개발하고 검증하는 곳이다. 브랜드와 소비자 간 점접 역할을 담당한다.
양펑(Yang Feng) 상하이 연구센터장은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내년 신차 개발부터 양산 단계에 이르는 전 과정에 현지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한 중국 전략형 전기차 1호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썬더소프트·젠즈 로보틱스 등 로컬기업 협력…현지화 포석
아울러 현대차는 현지 전략형 전기차 모델 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상하이 디지털 R&D 센터와 현지 기술 공급망도 강화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이미 중국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공급업체인 썬더소프트(Thundersoft)와 자율주행 부품 공급업체 젠즈 로보틱스(Jianzhi Robotics)와 손을 잡았다.
중국 전기차 산업은 로컬 테크기업의 기술 혁신으로 배터리와 모터를 비롯해 전 분야에서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현지 공급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현지화를 강화한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뿐 아니라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른 수입 브랜드 역시 현지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폭스바겐의 중국 전략형 전기차 공동개발 출시 전략과 벤츠의 새로운 지능형 주행 EV 개발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자동차제조업협회(CAAM)에 따르면 9월 중국 신에너지차(NEV) 시장 규모는 129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수치로 역대 월간 최고치이다.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NEV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51.8%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