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위이자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경영리더)의 남편인 정종환 CJ ENM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이 글로벌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 총괄은 이 회장이 그리는 'K컬쳐 세계화' 진두지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재계에선 '사위는 백년손님'이라 여기는 분위기가 사그라진 편. 똑 부러지는 사위들이 아들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거나 가문의 파워를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9일 브라질 최대 규모 미디어 기업 글로보(Globo)에 따르면 CJ ENM과 패키지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양사의 협력을 통해 브라질에 다양한 K드라마를 선보이기 위해 추진됐다.
CJ ENM의 K콘텐츠 세계화에 이끌고 정 총괄이 이번 계약을 주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K드라마를 내세워 아시아·유럽에 이어 중남미 시장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글로보는 지난 1925년 설립됐으며 TV·라디오·신문·인터넷 포털·케이블TV 등 다양한 미디어 관련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기준 약 923만명의 지상파 TV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는 1위 방송 사업자다.
CJ ENM은 글로보와의 계약을 토대로 연내 글로보 유료 TV 채널, 글로보플레이 VOD 플랫폼 등을 통해 드라마 '반짝이는 워터멜론'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K드라마를 추가로 선보이며 콘텐츠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반짝이는 워터멜론은 CJ ENM이 K콘텐츠 채널 tvN을 통해 지난해 9월부터 두 달 동안 방송한 작품이다. 모범생이자 기타리스트로 이중 생활을 하는 코다(CODA) 소년 은결이 타입슬립을 통해 어린 시절의 아빠와 밴드를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라쿠텐 비키 미국·캐나다·영국·독일 등 12개국 1위를 차지하며 작품력을 인정받았다.
정 총괄의 글로벌 행보는 브라질에만 그치지 않는다. 멕시코, 페루 등 중남 시장에도 확대됐다.
CJ ENM은 멕시코 대형 민영방송국 텔레비사 카날 5(Televisa Canal 5)와 협력해 현지에 글로벌 흥행 드라마 '여신강림', '도깨비' 등을 방영한다. 여신강림은 지난해 글로벌 OTT 넷플릭스 TV시리즈 순위 9위에 이름을 올렸다. 도깨비의 경우 지난 2017년 대만 동영상 사이트 아이치이(Iqiyi) 누적 조회수 100만건을 돌파했으며, 유럽 스트리밍 플랫폼 비키(Viki) 드라마 콘텐츠 1위를 차지했다.
페루에서도 현지 통신기업 비텔(Bitel)과 손잡고 콘텐츠 플랫폼 'TV360 바이 비텔'(TV360 by Bitel)을 통해 K드라마 14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향후 스페인어 더빙 작품을 추가로 방영하며 중남미 콘텐츠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일각에선 정 총괄이 이 회장의 사위라는 점에서 단순한 전문가 보강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경후 경영리더와 함께 그룹의 K콘텐츠 확산 사업에서의 역할과 책임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 총괄은 CJ콘텐츠 사업의 세계화를 이끌어갈 인물로서 활동 보폭을 더욱 키워나갈 걸로 기대된다.
그는 피프스시즌 인수 및 통합 작업과 이사회 구성원이 된 만큼 글로벌 시장과 콘텐츠 사업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꼽힌다. 지난 2010년 CJ 미국지역본부에 입사해 본부장과 상무 등을 역임했던 정 총괄은 올 2월 CJ ENM 콘텐츠·글로벌사업 총괄로 발탁됐다. 지난 2018년 CJ 제일제당의 미국 냉동식품기업 슈완스컴퍼니 인수, 지난 2022년 CJ ENM의 미국 헐리우드 제작 스튜디오 피프스시즌(옛 엔데버 콘텐츠) 인수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도맡았다. <본보 2024년 2월 25일 참고 CJ家 '딸·사위'가 뛴다…10개국으로 무대 넓힌 '케이콘' 챙긴다>
세바스찬 김(Sebastian Kim) CJ ENM 인터내셔널 콘텐츠 세일 디렉터는 "중남미 주요 미디어 기업들과 맺은 일련의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 시청자들에게 보다 많은 오리지널 K드라마를 선보일 것"이라면서 "전세계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매력적 스토리를 지닌 콘텐츠를 앞으로도 꾸준히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