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최근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심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광물 수요와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크라이나는 풍부한 광물 자원을 바탕으로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3일 세계 광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크라이나 광물 생산량은 1억770만6664t(톤)으로, 전 세계 생산량 기준 24위를 기록했다. 생산 가치로 보면 201억7300만 달러(약 27조9090억원)에 이르며, 이는 세계 36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광물 생산과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현재 광물 자원 접근성이 제한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2021년 유럽연합(EU)과 원자재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는 EU가 지정한 34개 핵심 광물 중 22개가 우크라이나에 매장돼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핵심 광물에는 티타늄과 리튬, 천연 흑연, 마그네슘, 갈륨, 희토류, 코발트, 백금족 등이 포함된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티타늄 생산량의 6% 이상을 차지하며 티타늄 광석 탐사 매장량 10대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지난 2020년 56만4000t의 티타늄 정광을 생산했다. 티타늄 매장량은 지난해 기준 840만t으로 추정된다. 2021년에는 티타늄 광석을 55만3000t 수출해 1억6910만 달러(약 2330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 수출량은 전쟁으로 인해 전년 대비 41.8% 감소한 32만2100t에 그쳤으며, 수출액은 1억3100만 달러(약 1810억원)로 19.6% 줄어들었다.
리튬 자원도 우크라이나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리튬 매장량의 1%, 유럽 매장량의 3분의 1을 보유하고 있다. 약 50만t의 리튬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나, 전쟁으로 매장지 두 곳이 위치한 자포리자(Zaporizhzhia)와 도네츠크(Donetsk) 지역에 접근이 어려운 상태다. 환경 오염 문제와 제련 기술 부족, 연구·탐사 관련 예산 부족 등도 리튬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천연 흑연도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주요 자원이다. 지난 2020년 기준 우크라이나 흑연 생산량은 5만2000t으로, 세계 생산량의 0.5%를 차지하며 주요 생산국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현재 매장지 6곳 중 두 곳만 개발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 생산량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우크라이나 광물 수출은 전년 대비 32.8% 감소했지만, 수입은 15.9% 증가하며 광물 무역 구조에 변화가 나타났다. 주로 슬로바키아와 폴란드, 체코, 오스트리아 등으로 광물을 수출하고 있으며, 수입국은 폴란드와 그리스, 인도, 리투아니아, 튀르키예 등이 있다.
러-우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는 전체 석탄 매장지의 63%, 석유 매장지의 11%, 가스 매장지의 20%, 금속 매장지의 42%, 희토류·리튬을 포함한 주요 광물의 33%에 접근할 수 없게 됐다. 캐나다 싱크탱크 세크데브(SecDev)는 지난 2022년 8월 우크라이나 내 접근이 어려워진 광물 자원 가치를 약 12조4000억 달러(약 1경7138조원)로 추산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장기화로 어려운 정치적·경제적 상황에서도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광물 산업 잠재력을 홍보하며 글로벌 자본을 유치하려 하고 있으나, 접근성 문제와 기술적 한계 등으로 인해 실질적인 개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