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미국 전기차(BEV) 최대 승부처인 캘리포니아에서 고속질주하고 있다. 테슬라가 주춤하자 수요를 확대, 두 자릿수 성장을 일궈나가고 있다.
5일 캘리포니아신차딜러협회(CNCDA)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들어 9월까지 캘리포니아주 BEV 시장에서 총 1만643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1만2596대) 대비 30.5% 두 자릿수 성장한 수치이다. 시장 점유율은 전년(4.3%)보다 1.3%포인트 상승한 5.6%를 기록했다. 판매 라인업 중에서는 브랜드 전용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가 실적을 견인했다. 같은 기간 총 1만1711대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링BEV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제네시스도 같은 기간 전년(1039대) 대비 32.1% 확대된 1373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0.5%로 전년(0.4)보다 0.1%포인트 소폭 증가했다.
기아는 같은 기간 전년(6436대) 대비 64.4% 수직성장한 1만584대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3.6%로 전년(2.2%)보다 1.4%포인트 올랐다.
이들 브랜드 합산 시장 점유율은 9.7%다. 테슬라를 제외하면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가장 높은 점유율을 나타냈다.
올해 들어 테슬라가 주춤하는 사이 캘리포니아주 내 BEV 수요를 확보한 데 따른 성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전년(18만2689대) 대비 12.6% 감소한 15만9619대 판매에 그쳤다. 점유율은 54.5%로 전년(63.0%)보다 8.5%포인트 하락했다.
캘리포니아주가 미국 BEV 승부처라는 점에서 현대차·기아의 현지 입지를 나타내는 지표라는 평가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아이오닉5가 테슬라 판매 라인업을 비롯해 포드의 머스탱 마하-E의 공백 일부를 메우고 있다"며 "지난해까지 캘리포니아 BEV 시장 성장을 주도하던 테슬라가 주춤하는 사이 현대차·기아가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들어 9월까지 캘리포니아주 전기차 시장은 전체 미국 시장의 22%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국 평균 점유율 2배 웃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하이브리드(HEV)를 포함하면 40%가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