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호주 신형 호위함 사업 입찰에 실패했다. 독일·일본 업체에 밀리면서 숏리스트(압축후보군)에 들지 못했다.
8일 호주 파이낸셜 리뷰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는 신형 호위함 사업 'SEA3000' 수주 후보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와 일본 미쓰비시 중공업으로 압축했다. 이달 말 이를 공식 발표하고 추가 분석을 거쳐 내년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스페인 나반티아는 입찰에서 고배를 마시게 됐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 6월 정보제공요청서(RFI) 제출 요청을 받고 각각 충남급 호위함과 대구급 호위함을 제안했다. 수주를 위해 홍보전에도 박차를 가했다. 지난 7월 24~26일(현지시간) 호주 퍼스에서 개최된 '인도양 해양 방산 전시((Indian Ocean Defence & Security 2024, 이하 IODS 2024)'에 참석했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급 호위함 시리즈(울산급 Batch-I, Ⅱ, Ⅲ)를 소개했고, 한화오션은 총 3종의 호위함과 장보고-III 배치-2 잠수함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한화오션과 호주 중소·중견 방산 기업들을 회원사로 둔 현지 방산협회 'AIDN(Australian Industry&Defence Network)'의 양해각서(MOU) 체결로 '한-호주 파트너십'이 굳건해 보였다.
하지면 양사는 호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호주는 독일이 제안한 MEKO A200 호위함이 더 친숙한 모델로 운용 리스크가 적다고 봤다. 호주는 1990년대 중반 MEKO 200을 기반으로 설계된 주력 호위함 '안작(Anzac)'급을 도입한 바 있다. TKMS의 수출 경험도 높게 사 척당 5억 유로(약 7500억원)에 달하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독일 호위함을 최종 후보군에 넣었다.
일본의 경우 모가미 30FFM을 통해 양국 해군 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의 급속한 군사력 증강에 대응하고자 전략적으로 선택했다. 다만 수출 역량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호주 정부는 올해 초 함대 확장을 위해 약 5000t급 호위함을 신속히 도입할 것을 권고하며 입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TKMS와 미쓰비시 중공업에 제안서를 수정할 기회를 준 후 최종 평가를 거쳐 내년 한 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총 11척 중 3척은 최종 수주한 국가 업체에서 건조하고, 나머지 8척은 호주 현지에서 기술 지원을 받아 만든다. 첫 호위함의 인도 시기는 2029년 말 이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