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LG디스플레이가 베트남에 향후 5년 동안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쏟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베트남 하이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듈 공장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고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 사업 구조 개편에 속도를 낸다. OLED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며 부진한 실적에서 벗어난다는 목표다.
15일 베트남 하이퐁 인민위원회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전날 하이퐁 인민위원회로부터 투자등록증(IRC)을 받았다. IRC는 베트남에 투자할 때 받아야 하는 허가다.
LG디스플레이는 2028년까지 하이퐁 공장에 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누적 투자액은 46억5000만 달러(약 6조5300억원)에서 56억5000만 달러(약 7조9400억원)로 증가한다. 이번 투자금은 고객사 신제품 출시에 따른 대응과 유지보수 등 기존 생산라인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쓰인다.
LG디스플레이는 하이퐁 거점을 적극 활용해 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 개편에 박차를 가한다. 중국의 저가 공세로 LCD 패널 가격이 떨어지며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수익성은 악하됐다. 2021년 결국 중국에 세계 1위 자리를 내줬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말 LCD TV 패널을 생산하는 파주 P7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중국 광저우 대형 LCD 패널·모듈 공장 매각에도 나섰다. 지난 9월 공장 지분을 중국 TCL그룹의 자회사인 CSOT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3월까지 처분을 완료할 예정이며, 매매 대금은 108억 위안(약 2조300억원)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를 완전히 정리하고 OLED에 집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6년 대형·중소형 OLED 모듈을 생산하는 하이퐁 공장을 설립한 후 투자를 지속했다. 2021년 14억 달러(약 1조9600억원)를 투입해 증설을 단행하며 하이퐁 공장을 베트남 주요 거점으로 키웠다. 국내에서는 2019년 파주 P10 공장 내 10.5세대 OLED에 3조원을 추가 투자하고 대형 TV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LG디스플레이의 투자 행보는 올해 3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어려운 시기에도 지속되고 있다. 그만큼 OLED 사업으로의 전환이 실적 개선에 중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의 주요 고객사인 애플은 지난 5월 최초로 아이패드 프로에 OLED 패널을 탑재했다. 태블릿PC와 PC, 모바일을 중심으로 OLED 활용이 늘면서 중소형 시장은 성장세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전 세계 IT 제품 OLED 출하량은 2022년 950만 대에서 2028년 7230만 대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LG디스플레이도 OLED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1년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점유율 12.9%로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2022년 13.6%, 지난해 16.6%를 기록해 점유율은 증가 추세다. OLED 매출 비중도 커져 3분기 전체 적자 폭 축소에 기여했다. 분기 매출 중 OLED 비중은 58%로, 전년 동기보다 16%포인트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