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국 리엘리먼트 테크놀로지 코퍼레이션(ReElement Technologies Corporation, 이하 리엘리먼트)으로부터 북미산 희토류를 공급받는다. 전기차 구동모터 핵심 부품인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에 쓴다. 중국 의존도를 해소하고 북미·유럽 주문자위탁생산(OEM)의 희토류 영구자석 주문에 대응한다.
리엘리먼트는 21일(현지시간)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희토류 공급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디스프로슘(Dy)와 터븀(Tb), 네오디뮴(Nd), 프라세오디뮴(Pr) 등 북미산 중·경질 희토류를 수급한다. 폐영구자석과 스크랩(Scrap)을 활용해 생산된 재활용 희토류를 받아 영구자석 생산에 쓴다. 재활용한 원재료를 다시 생산 공정에 투입해 순환경제를 실현한다.
2017년 설립된 리엘리먼트는 미국 아메리칸 리소스 코퍼레이션(American Resources Corporation)의 자회사로 정제 기술 특허를 보유했다. 리엘리먼트는 의약품 개발에 주로 쓰는 크로마토그래피(Chromatography)를 희토류 정제에 적용했다. 크로마토그래피는 약물의 주요 활성성분(API) 함량을 확인하고 불순물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기존 습식 야금 공정이 화학적 용매와 산을 활용한다면, 크로마토그래피는 컬럼과 수지를 쓴다. 이를 통해 정제 효율을 크게 높일 뿐만 아니라 에너지 소비량과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독보적인 정제 기술을 가진 리엘리먼트와 협력해 경쟁력 있는 희토류를 공급받고 탈(脫)중국에 속도를 낸다. 현재 세계 희토류 생산·가공·정제 산업은 중국 점유율이 90%에 달한다. 중국은 상류에 이어 하류부문에서도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20년 희토류 추출·분리 기술에 이어 올해 초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 기술 수출을 금지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과 호주, 베트남 등에서 희토류를 조달하며 공급망 다각화에 나섰다. 영구자석 생산도 국내 제조업체인 성림첨단산업에 맡겨 희토류 영구자석 생태계에서 완전한 탈중국을 꾀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향후 리엘리먼트와 본계약을 통해 희토류 수급량을 늘리고 영구자석 시장을 공략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미국법인은 앞서 북미 글로벌 완성차 기업으로부터 약 9000억원 규모의 영구자석을 수주했다. 독일법인 또한 유럽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와 2025∼2034년 약 2600억원 규모의 영구자석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마크 젠슨(Mark Jensen) 리엘리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수개월 동안 포스코 팀과 긴밀히 협력해왔다"며 "희토류 공급·지속가능성 문제를 함께 해결할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