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은비 기자] 삼성전자가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State Hermitage Museum)과 손잡고 역사적인 전시물을 복원에 성공했다. 러시아 예술품의 전통을 보존하는 한편 삼성전자의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2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공동으로 '혼천의(Armillary Sphere)' 및 '로스차일드 달걀시계(Rothschild Egg Clock)' 복원에 성공했다. 이번 협업은 양사 장기 프로젝트 '시간의 연결 - 기술의 연결’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삼성전자와 에르미타주는 2007년부터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번에 복원을 완료한 2점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10점의 전시물이 복구됐다.
혼천의는 19세기 초 러시아 지도 제작자 '표트르 셀레호프(Pyotr Shelekhov)'와 기계공 '오시프 시쇼린(Osip Shishorin)'이 제작한 태양계 시계다. 사라졌던 지구와 달, 균형추 브래킷, 시침과 분침, 달 위치 표시기, 달력 교정 바늘 등이 복구됐다.
1902년 러시아 공예 기업 '칼 파베르제(Carl Fabergé)' 장인들이 제작한 달걀 모양의 시계인 로스차일드 달걀시계의 재현에도 성공했다. 새가 가지를 옮기고 부리를 여닫는 등 정교한 동작 및 자연 그대로의 새소리 재현에도 성공했다.
이번 협업은 박물관의 전시물 보존과 관람객 경험 향상에 기여하는 한편, 문화와 기술이 결합된 글로벌 협력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에르미타주의 협력은 30년 가까이 진행됐다. 삼성전자는 1997년부터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기술 협력 파트너로 활동하며 박물관의 주요 공간과 전시품에 기술 지원을 제공해왔다.
삼성전자는 휴게 공간에 4K 화질의 비디오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설치, 파빌리온 홀에는 라이트 필드 디스플레이(LFD) 패널을 설치해 ‘공작 시계(Peacock Clock)’ 관련 영상을 상영 중이다. '겨울궁전(Winter Palace)'이라는 이름의 아치형 문에는 삼성의 TV 패널로 구성된 보안 모듈을 설치했다. 그 밖에도 인공지능 기반 퀀텀 프로세서로 공간의 밝기에 따라 이미지를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기술이 활용된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8K TV를 통해 최적의 관람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에르미타주 측은 “이 프로젝트는 최신 기술과 과거 유산에 대한 존중을 결합한 의미 있는 협업”이라며 “삼성과의 안정적 협력은 박물관 전통을 계승하고 철학적·기술적 가치를 담아내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