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2025년형 EV6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에 테슬라 전용 충전기 연결 방식(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를 적용하면서 포트 위치를 기존 후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조정했다. 미국 전역 약 1만7000개에 달하는 테슬라 슈퍼차저 이용 편의성 향상을 위한 조치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2025년형 EV6 부분변경 모델(북미형 기준)에 J3400 충전 포트를 도입한다. J3400은 NACS를 사용하기 위한 충전 커넥터이다. J3400을 탑재한 경우 매직독을 사용하지 않고도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있다. 매직독은 슈퍼차저 충전기에 연결해 CCS(Combined Charging System)를 사용하는 전기차도 충전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를 말한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NACS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25년형 전기차부터 CCS가 아닌 NACS를 충전 표준으로 사용하겠다는 취지였다.
아울러 기아는 충전 포트 위치를 차량 후면부 왼쪽으로 조정했다. 테슬라 슈퍼차저 이용 편의성 향상을 위해서다. 슈퍼차저 충전 케이블 길이를 고려할 때 기존 후면부 오른쪽 위치로는 주차 라인을 지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존 위치를 고수하는 경우 주차선을 넘어가거나 대각선 또는 가로질러 주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기아는 이 같은 사실을 지난 7월 충전 테스트를 통해 확인했다. 당시 슈퍼차저에서 위장막에 덮 채 충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EV6가 포착되기도 했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 J3400 충전 포트 채택은 예견된 일이었지만, 충전 포트 위치를 변경하겠다는 이야기는 없었다"며 "고객 중심적 사고를 토대로 충전 테스트를 진행하며 진행 과정을 세심하게 살피고 고민한 흔적이 나타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NACS를 충전 표준으로 채택하면서 글로벌 충전 인프라 시장에서의 테슬라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9월 기준 글로벌 전기차 시장 내 설치한 전기차 충전소 슈퍼차저가 5만개를 돌파했다. 지난 2012년 6개로 시작했던 슈퍼차저가 불과 10년여 만에 5만개까지 늘었다. 테슬라는 슈퍼차저 설치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5년 안에 5만개를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