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없다" SK지오센트릭, 프랑스 플라스틱 재활용 합작공장 '좌초'

울산 ARC 축소 이어 프랑스 합작공장 중단
SK그룹 리밸런싱 속도

 

[더구루=오소영 기자] SK지오센트릭이 유럽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설립을 중단한다. 국내 울산에서 추진 중인 재활용 플라스틱 클러스터(ARC) 투자 속도를 조절한 데 이어 유럽 사업도 원점으로 되돌렸다. SK그룹의 리밸런싱(구조조정) 전략에 따라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


27일 프랑스 매거진 르인포듀라블 등 외신에 따르면 SK지오센트릭은 캐나다 루프인더스트리(이하 루프), 프랑스 환경전문기업 수에즈(SUEZ)와 플라스틱 재활용 합작공장 건립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사업성을 재검토하고 향방을 결정할 예정이다.


SK지오센트릭은 루프, 수에즈와 프랑스 북동부 생타볼 지역에 연간 7만 톤(t) 규모로 플라스틱 재활용 합작공장 건설을 추진해왔다. 루프의 해중합 기술(플라스틱을 이루는 분자 덩어리의 중합을 해체해 플라스틱의 기초 원료물질로 되돌리는 기술)을 적용하고, 내년 초 착공해 2027년 완공한다는 목표였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투자비 증가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의 개화도 예상보다 늦어졌다. 높은 재활용 비용으로 경제성이 낮고 시장 수요가 부족한 탓이다.

 

SK지오센트릭은 앞서 울산 ARC 투자도 조정했다. 캐나다 루프, 미국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 영국 플라스틱에너지 등 파트너사와 열분해 공장과 폴리프로필렌(PP) 추출 공장, 페트(PET) 해중합 공장 등 3개를 동시에 지어 2026년부터 본격 가동한다는 목표였으나 계획을 수정해 열분해만 우선 착공하기로 했다. 투자액은 절반 이하로 줄고, 연간 32만 t의 폐플라스틱 재활용 규모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지오센트릭은 한때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며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 2021년 지구 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폐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담아 SK종합화학에서 SK지오센트릭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해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 동안 5조원을 투자하고, 2027년까지 연간 글로벌 플라스틱 생산량 100%에 해당하는 250만 t을 직간접적으로 재활용한겠다고 밝혔다.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던 SK지오센트릭이 속도 조절에 나선 이유는 대외 환경과 더불어 SK그룹의 리밸런싱과 맞닿아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 합병했고, SK㈜는 베트남 마산그룹의 자회사 윈커머스의 지분 7.1%를 매각했다.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지분 100%를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에 팔았다. 대대적인 리밸런싱으로 연초 716개였던 SK그룹의 종속회사 수는 상반기까지 667개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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