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안국뉴팜, 동광제약, 대웅바이오 등 몬테루카스트 성분 기반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 제약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천식 치료제 성분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몬테루카스트가 심각한 정신 건강 부작용과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는 중간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다.
29일 영국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FDA 내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진은 지난 17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소재 JW매리어트 호텔에서 개최된 미국 독성학 협회(American College of Toxicology) 연례 총회에서 몬테루카스트 부작용 관련 중간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FDA가 지난 2020년 내부 전문가로 연구팀을 구성하고 관련 조사에 착수한 지 4년여만이다.
미국 제약사 머크(Merck&Co)가 지난 1998년 몬테루카스 성분 기반 천식 치료제 싱귤레어(Singulair) 론칭 당시 부작용이 설탕과 비슷한 정도라고 광고한 것과 달리 신경정신과적 부작용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지난 2019년까지 수천건의 부작용 보고가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는 수십건의 자살 사례도 포함됐다.
FDA 연구진은 몬테루카스 성분이 감정 및 충동 조절, 수면, 인지 등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여러 뇌 수용체와 결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신장애 치료제로 쓰이는 리스페리돈(Risperidone)과 비슷한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분석된다. 리스페리돈은 불안, 어지러움, 졸음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다만 아직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결과를 해석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 FDA 연구진의 입장이다.
제시카 올리펀트(Jessica Oliphant) FDA 국립 독극물 연구센터(National Center for Toxicological Research) 부국장은 "실험실 테스트 결과 몬테루카스트가 뇌의 여러 수용체와 상당한 결합을 보였다"면서 "몬테루카스트가 신경계에 어떻게 축적되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2년 전 불거졌던 불순물 논란에 이어 이번 FDA 중간 연구 결과 발표로 국내에서 판매 중인 몬테루카스트 의약품의 안전성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판매 중인 몬테루카스트 성분 오리지널 의약품은 한국오가논의 싱귤레어로, 100여개 기업이 제네릭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몬테루카스트 제네릭 품목은 안국뉴팜, 동광제약, 대웅바이오 등에서 출시한 300개에 달한다.
앞서 지난 2022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몬테루카스트 성분 제제 원료의약품에서 니트로사민 불순물 가운데 하나인 니트로소디프로필아민 성분이 검출됐다는 제보를 접수하고 관련 업체에 불순물 발생 가능성 평가 지시를 내렸다. 3개월 후 한국오가논은 정밀 검사 결과 불순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1년 머크에서 분사해 싱귤레어를 판매하고 있는 오가논은 싱귤레어의 안전성이 확실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오가논은 "싱귤레어 제품 라벨에 싱귤레어의 이점, 위험 및 보고된 부작용에 대한 적절한 정보가 나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