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LG화학이 슬로베니아 '에이시스 바이오(Acies Bio)'와 협력해 친환경 원료 확보에 나선다. 에이시스 바이오의 플랫폼을 활용해 이산화탄소와 폐플라스틱 등에서 원료를 생산한다. 미래 성장동력인 친환경 고부가가치 소재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에이시스 바이오는 지속가능한 원료 생산을 위한 공동 개발 계약(JDA)을 체결했다.
이번 협업은 LG화학의 대규모 화학제품 제조 역량과 에이시스 바이오의 합성생물학 기술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구체적으로 LG화학은 에이시스 바이오의 '원카본바이오(OneCarbonBio)' 플랫폼을 활용해 친환경 모노모를 개발·생산한다.
원카본바이오는 탄소 원자가 하나인 1탄소화합물(C1) 원료를 활용해 바이오 기반 원료를 만드는 플랫폼이다. 이산화탄소와 플라스틱 폐기물, 바이오가스 등에서 파생된 C1을 활용해 고부가가치 원료로 업사이클링한다.
에이시스 바이오는 독일 바스프를 비롯해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하는 스타트업이다. 원카본바이오 플랫폼의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LG화학의 친환경 사업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에이시스 바이오의 연구를 지원하고자 투자도 했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을 극복할 방안으로 '친환경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2050년까지 친환경 소재 중심의 지속가능성 사업에 3조원을 투자해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비전을 밝혔었다. 지난 2021년 친환경 프리미엄 통합 브랜드 '렛제로(LETZero)'를 론칭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카보네이트(PC)'의 재활용 제품인 PCR PC·PCR PC/ABS, 생분해성 고분자 PBAT, 옥수수 성분의 PLA, 고흡수성수지(Bio-balanced SAP) 등에 렛제로를 적용했다.
이듬해 미국 ADM와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 공장 설립을 위한 본계약도 체결했다. 일리노이주 디케이터에 연간 7만5000톤(t) 규모의 바이오 플라스틱 생산시설을 내년까지 완공한다. 지난 10월 친환경 기술 확보를 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유럽 이노베이션 센터(Europe Innovation Center)도 열었다. 프라운호퍼 연구소, 율리히 연구소, 스위스 연방공대(ETH Zurich) 등 유럽 연구소·대학과 협력을 추진한다.
이종구 LG화학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에이시스 바이오와의 협업은 화학 산업의 혁신과 지속가능성을 주도하겠다는 LG화학의 의지를 보여준다"며 "가치있는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