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자동차 업계 최초로 미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에서 자동차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현대차와 아마존닷컴이 체결한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발표한 뒤 1년 여만에 온라인 자동차 판매가 현실화됐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10일(현지시간) 아마존 자동차 플랫폼 '아마존 오토즈(Amazon Autos)를 통해 온라인 자동차 판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뉴욕과 오스틴, 마이애미, 댈러스, 덴버,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48개 지역 딜러와 협력하고 있다. 이들 딜러사가 직접 플랫폼에 차량 및 재고 상황을 등록하고, 가격과 할인율을 설정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아마존 오토즈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원하는 자동차 모델을 골라 색상과 기능 옵션을 선택하고, 선불금과 월 납입금 등 구체적인 결제 방식을 결정하면 된다. 차량 수령은 탁송 또는 가까운 현대차 대리점을 방문해 이뤄진다.
이 모든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30분 이내에 불과하다. 통상 딜러와 만나 구매 결정을 하는 데까지 1시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특히 가장 큰 장점으로는 가격 투명성이 꼽힌다. 이는 현대차가 미국 판매에 있어 극복해야할 우선 과제 중 하나였다. 일부 현지 딜러가 고객 방문을 유도한 뒤 상담 때와는 다른 견적을 제시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재 아마존 오토즈에서 판매되는 차량은 모두 현대차 모델로만 구성돼 있다. 아마존 측은 "파트너십에 따라 현대차 딜러십을 계속 추가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다른 브랜드와 새로운 기능 등이 추가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향후 현대차가 온라인 직영 판매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딜러사들과의 프렌차이즈 계약에 묶여 있는데다 온라인 100% 판매 전환 시 딜러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 자동차 판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딜러들과의 갈등으로 플랫폼 출시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온라인 판매에 딜러들의 역할을 보장하면서 상생을 도모하고 온라인 전환 움직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완화시키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