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SK이노베이션 원유·석유제품 트레이딩 사업 자회사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미국 해상연료 벙커링(연료 공급) 업체 '글랜더 인터내셔널 벙커링(Glander International Bunkering, 이하 글랜더)'에 바이오연료를 공급했다. 해운 업계의 '탈(脫)탄소화' 움직임에 발맞춰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12일 글랜더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로부터 250미터톤(mt) 규모 B24 바이오연료를 조달했다.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저유황유(LSFO)와 바이오 연료를 블렌딩해 B24 바이오연료를 만들어 글랜더에 납품했다.
B24 바이오연료는 바이오디젤의 한 종류로, 바이오연료와 석유 기반 연료의 혼합물이다. 일반적으로 B24 바이오연료는 24%의 바이오디젤과 76%의 디젤 연료가 혼합된 연료를 의미한다. 이 연료는 기존 해상유 대비 최대 20%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싱가포르는 바이오연료가 24% 이상 함유된 해상유를 써야한다는 규제를 두고 있다.
글랜더는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로부터 확보한 바이오연료를 선사 고객들에 공급한다. 이번 거래를 통해 글랜더는 급증하고 있는 친환경 선박유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해운 산업 트렌드에 발맞춰 친환경 연료를 확보하고 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 역시 최근 바이오 선박유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벙커링 업체 KPI오션커넥트를 통해 대만 선사 '완하이라인'에 바이오 선박유를 처음 공급했다. 트레이딩을 통해 여러 회사에서 얻은 저유황유(LSFO)와 바이오 유분인 'UCOME(Used Cooking Oil Methyl Ester)'를 각각 76%와 24%씩 섞어 바이오 선박유를 제조했다. <본보 2024년 10월 11일 참고 SK, '대세' 바이오 선박유 본격 '물꼬'…대만 선사 컨선에 첫 투입>h
바이오연료는 기존 화석 연료 대안으로 급부상하며 수요가 늘고 있다. 식물·동물·미생물 등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생산되는 연료다. 석유 제품보다 탄소 배출이 적어 해운은 물론 주요 산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실제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바이오연료 사용을 의무화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EU는 오는 2025년부터 수송용 바이오연료 의무 사용 비율을 2%를 시작으로 2050년 50% 수준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미국도 수송용 화석연료 공급자가 바이오 연료를 의무적으로 혼합하는 제도를 시행 중이다.
디미트리스 메르티카스 글랜더 고객 관리자는 "당사의 주요 고객 팀은 고객과 함께 자리 매김하여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의 도움을 받아 시험에서 채택까지 모든 단계에서 새로운 연료로의 여정을 지원한다"며 "우리는 공급업체와 고객 모두와 긴밀히 협력하여 공동의 환경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이 합병해 탄생했다. 그룹 리밸런싱(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지난달 1일 합병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합병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