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구본상 LIG넥스원 회장이 쩐 꽝 프엉(Trần Quang Phương) 베트남 국회 부의장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베트남 군(軍) 현대화를 추진하며 무기 공급망을 다각화하고 있는 베트남과 방산 협력안을 협의했다. 구 회장은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우호 관계를 발판 삼아 중동·미국 등을 넘어 동남아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글로벌 방산 기업으로 도약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20일 베트남 국회에 따르면 구 회장과 신익현 대표이사(사장) 등 LIG넥스원 경영진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프엉 부의장과 만났다. 응우옌 하이 훙(Nguyễn Hải Hùng) 국방안보위원회 부위원장과 타이 퀸 마이 둥(Thái Quỳnh Mai Dung) 외교위원회 상임위원 등도 배석했다.
구 회장은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하노이에서 열리는 '제2회 국제방위산업전((Vietnam International Defence Expo 2024)' 참관을 위해 베트남을 찾았다. LIG넥스원과 풍산의 합작사인 'LIG풍산프로테크' 부스를 둘러보고 미사일 추진기관·추진제 기술을 살펴본다.
구 회장은 프엉 부의장과 만남을 통해 베트남 방위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방산뿐만 아니라 통신, 전자 등 여러 사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베트남 파트너사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프엉 부의장은 양국이 지난해 수교 30주년을 맞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한 후 방산 협력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화답했다. 한국의 방산 역량을 높이 평가하며 베트남 군의 자립을 꾀하고 무기를 현대화하고자 해외 정부·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길 바란다고 의견을 전했다.
프엉 부의장은 특히 LIG넥스원을 'K방산'을 선도하는 대표 기업으로 꼽았다. LIG넥스원은 육·해·공군을 위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며, 항공우주와 사이버 보안, 전자전 등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호평했다. LIG넥스원을 포함한 한국 방산 기업의 이익을 보장하고자 유리한 법·제도를 만들겠다며 베트남 방산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구 회장은 이번 만남을 계기로 동남아 시장 개척을 본격화한다. 그는 "지속 성장의 답은 수출 확대"라고 밝히며 해외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 9월 2030년까지 글로벌 방산 순위 20위, 수출 대상국 30개국으로 확대한다는 장기 비전을 내놓았다.
베트남은 LIG넥스원이 주목하는 시장 중 하나다. 베트남 정부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에 대응해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연평균 2.2%에 해당하는 국방비를 지출했다. 더욱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무기 의존도를 줄이면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팜 민 찐(Phạm Minh Chính) 베트남 총리는 지난 2022년 12월 베트남의 방산 공급망이 다각화될 것이라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