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하얼빈' 투자 CJ ENM 윤상현號…"내년 반등, 글로벌 확장 원년"

'영화 투자 사업 철수' 해석 전면 반박
내년 박찬욱 '어쩔수가없다' 등에 투자

 

[더구루=김형수 기자] 윤상현 CJ ENM 대표가 영화 '하얼빈'의 투자자로 참여해 눈길을 끈다. 하얼빈은 개봉 이틀 만에 1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하고 있다. 이번 하얼빈 투자는 윤 대표의 진두지휘로 이뤄졌다. 그동안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지 않은 채 물밑에서 조용히 활동해 온 윤 대표가 수면위로 올라온 것이다. 


콘텐츠 산업에 연간 1조원 규모의 투자하겠다는 게 윤 대표의 목표다. 글로벌 K콘텐츠 강자로 자리매김할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지난 10월 부산 해운대구 CGV 센텀시티점에서 열린 CJ 무비 포럼에서 "CJ ENM은 여전히 세상을 움직이는 스토리텔링의 힘을 믿는다"며 "국내 최고 수준인 연간 1조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를 지속하며 K콘텐츠 생태계를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2025년을 글로벌 확장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전했다. 그는 "대외 환경에 위축되지 말고, 더 많이 더 잘 만들며, 더 적극적으로 성장 의지를 다져가야 한다"며 "2025년을 글로벌 확장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일각의 해석을 전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국내 투자 배급사의 맏형 격인 CJ ENM이 앞서 투자배급한 영화가 줄줄이 참패하면서 영화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적지 않았다. 실제 지난해 투자 배급했던 영화 '유령'(66만명), '카운트'(39만명), '더 문'(51만명),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191만명), '소년들'(47만명) 모두 손익분기점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자존심을 구긴 CJ ENM은 윤 대표 체재로 영화 사업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윤 대표는 '온리원 IP(지식재산)' 경쟁력을 세계로 전파해 문화산업의 새로운 생태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IP 파워하우스로 거듭날 것이라고 기존의 투자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CJ ENM은 이번 '하얼빈'을 필두로 내년에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악마가 이사왔다', '부고니아', OTT 시리즈 '조각도시' 등에 투자를 이어간다. 
 

'부고니아'는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2003)를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가여운 것들'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하고 에마 스톤이 주연해 화제다. 티빙은 드라마 '원경', '스터디그룹', '춘화연애담', '러닝메이트', '내가 죽기일주일 전', '친애하는 X', '샤크: 더 스톰', 애니메이션 '테러맨' 등이 대기 중이다. 


시장에서는 CJ ENM의 영화 부문의 반등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J ENM 실적에 대해 "분기 실적 개선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나타날 것"이라며 "광고와 홈쇼핑의 성수기 효과에 더해 피프스시즌의 대규모 흑자가 예상된다"고 했다.


한편 윤 대표는 지난 3월 핀셋 인사를 통해 CJ ENM 단독 대표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윤 대표는 그룹 내 전략 전문가로 꼽힌다. 2022년 CJ ENM 커머스 부문 대표에 오른 뒤 '원 플랫폼 전략'을 중심으로 단기간 내 수익성을 개선하고 신사업 성과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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