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포스코인터내셔널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페루 경찰 장비 공급 프로젝트에 도전장을 내민다. 페루 정부가 최종 사업자를 선정해 4년여 간 추진해온 이 사업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페루 방산 분야 전문 매체 '디펜스닷컴'에 따르면 페루 내무부는 지난달 초 약 5190만 달러(약 760억원) 규모의 다목적 장갑차와 시위 진압용 물대포 차량 공급 사업을 비공개로 재개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에 해당 사업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이번 사업은 페루 '국가 차원의 시위 진압 서비스 개선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정부는 4x4 다목적 장갑차 56대와 살수차 43대를 조달해 경찰 특수부대(USE)에 공급할 계획이다. 장비를 개선해 경찰의 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고 폭력 시위 등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다목적 장갑차의 경우 한국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외 대지정공이 사업 참여 제안을 받았다. 대지정공은 1975년에 설립돼 군용 특수차량(경장갑차, 방탄벽차, 항공기급유차 등)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40여 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는 방산 분야 강소 기업이다. △브라질 트리엘-HT(Triel-HT) △독일 RBSL(Rheinmetall Land Systems) △캐나다 CCC(Corporación Canadiense de Comercio) 등 12개 기업이 후보군에 포함됐다.
시위 진압용 물대포 차량과 관련해서는 국내 기업 중 지노모터스가 제안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받았다. 지노모터스는 국내 특장차 제조사로 살수차를 생산하고 있다. 과거 광우병 사태 당시 지노모터스의 살수차가 사용된 바 있으며, 태국에 수출한 살수차 역시 현지 민주화 시위대를 해산하는 데 동원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브라질 트리엘-HT(Triel-HT) △콜롬비아 M&M 디펜스 △아랍에미리트 스트레이트 그룹 등에 사업 참여를 제안했다.
페루는 당초 2020년 2월 이 사업을 처음 발표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중단됐다. 2022년 중반께 기술 요구 사항을 수정하고 2023년 9월 세부 내용을 확정했으나 또 늦춰졌다. 예산이 제대로 승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5월 사업을 다시 진행키로 하고 지난달 새로운 구매 평가위원회를 구성했다. 내년 2월 중순까지 평가를 완료하고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