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해 유럽 자동차 시장 바로미터인 독일 시장에서 주춤했다.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을 토대로 입지 확대에 나섰지만, 보조금 폐지 등 사정이 여의치 않아 전년 대비 10% 가까이 판매량이 줄었다. 특히 '톱10' 진입을 노리던 기아는 12위까지 밀렸다.
8일 독일연방도로교통청(KB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 총 16만502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18만970대) 대비 8.81% 감소한 수치이다. 양사 합산 시장 점유율은 5.8%에 그쳤다. 독일 전체 자동차 시장 규모는 281만7331대로 집계됐다.
단일 브랜드 기준 현대차는 전년 대비 9.4% 하락한 9만6365대를, 기아는 전년 대비 8% 축소된 6만8656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각각 3.4%와 2.4%를 기록했다. 당초 현대차·기아는 순수 전기차(BEV) 수요 확보를 토대로 현지 시장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였으나 독일 자동차 수요가 정체한데다 전기차 보조금까지 폐지되는 여건이 여의치 않았다.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현대차가 9위, 기아가 12위에 랭크됐다. 현대차는 전년과 동일한 순위를 유지하며 '톱10' 브랜드 지위를 이었지만, 기아는 전년(11위)보다 1계단 하락하며 10위권 진입 목표가 더 멀어졌다. 기아와 10위 토요타(9만5474대)의 판매 격차는 2만6818대에 달한다. 11위 다시아(7만1424대)와의 판매 격차는 2768대이다.
1위는 폭스바겐이 차지했다. 총 53만6888대를 판매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5만7888대로 2위, BMW는 23만2886대로 3위를 기록했다. 스코다와 아우디는 각각 20만5593대와 20만2317대로 4위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6위부터 8위는 △세아트(15만2334대) △오펠(14만7833대) △포드(9만9554대) 순으로 이어졌다.
한편, KBA는 올해 독일 자동차 시장 규모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전기차 생산량은 19%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반면 전체 수요는 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