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기아가 아시아태평양(APAC) 전동화 전략 일환으로 싱가포르에서 생산한 EV5를 선보인다. 저렴하고 대중적인 제품을 앞세워 중국 EV 브랜드에 도전장을 내민다.
기아는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모터쇼에서 브랜드 전용 소형 전기차 모델 EV5를 선보이고 공식 판매에 나섰다. 가격은 20만 싱가폴 달러(한화 2억1358만 원)부터이다. 오는 4월부터 고객 인도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기아는 EV5를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생산한다. EV5는 지난 4월부터 중국 장쑤성 옌청공장에서 생산을 담당했지만, 브랜드 APAC 전동화 전략에 따라 싱가포르 생산이 결정됐다.
HMGICS는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 주롱혁신단지 내 4만4000㎡ 부지에 연면적 9만㎡, 지상 7층 규모로 설립한 스마트 공장이자 연구개발(R&D) 단지다. 연산 3만대 규모 전기차 생산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한 지능형 제조 플랫폼을 개발·검증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생산 공정은 대부분 로봇이 하며, 사람은 데이터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EV5 싱가포르 생산 결정은 싱가포르 전기차 시장 성장세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현지 정부가 전동화 전환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다양한 활동을 추진하면서 현지 전기차 시장 규모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청정에너지 전환 실현을 위해 오는 2040년까지 내연기관 차량을 퇴출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디젤 차량의 경우는 당장 올해부터 신차 등록이 불가하다.
아울러 싱가포르 정부는 전기차 사용 확대를 위해 지난 2021년 1분기 싱가포르 국토 교통청(Land Transport Authority, LTA) 산하 국립 전기차센터(National Electric Vehicle Centre, NEVC)를 설립했다. NEVC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신속한 확충 △새로운 전기차 규정 △전기차 혜택 제도 및 표준 개발 등 전기차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생태계 육성에 힘쓰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과 충전 시설 확장 등도 대표적인 주력 활동이다.
기아는 EV5 현지 인기를 기대하고 있다. 세련된 디자인과 콤팩트한 크기, 강력한 성능을 강점으로 꼽았다.
EV5는 △전장 4615mm △전폭 1875mm △전고 1715mm △휠베이스 2750mm 크기를 갖췄다. 고속 충전 지원을 토대로 27분 만에 최대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실내·외 V2L,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 i-페달 등 현대차의 고유 전기차 기능이 모두 적용됐으며, 운전자를 위한 다양한 기능도 탑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