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형수 기자] 이마트가 미국 자회사 뉴시즌스마켓(New Seasons Market) 수장을 전격 경질하고 리더십을 교체했다. 북미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정 회장은 지난달에 이어 오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 등으로 미국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다.
◇이마트, 美 자회사 뉴시즌스마켓 리더십 교체
10일 업계에 따르면 뉴시즌스마켓은 낸시 리볼드(Nancy Lebold) 최고경영자(CEO)를 경질했다. 지난 2021년 선임 이후 4년 만이다.
뉴시즌스마켓은 소매 부문 수석부사장직(Senior Vice President of Retail)을 신설하고, 데이브 카우더(Dave Kauder)를 소매 부문 수석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카우더 수석부사장은 낸시 리볼드 CEO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게됐다. 뉴시즌스마켓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마트는 북미 소매 업계에서 20년 이상의 커리어를 쌓은 데이브 카우더 수석부사장이 지닌 역량과 노하우가 뉴시즌스마켓 장기적 성장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데이브 카우더 수석부사장은 지난 2016년 뉴시즌스마켓에 부사장으로 입사해 MD(상품기획), 마케팅, 운영 등 다양한 업무를 담당한 '소매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시즌스마켓에 둥지를 틀기 이전 미국 유기농 대형마트 체인 홀푸즈마켓(Whole Foods Market) 식료품 코디네이터·구매 부문 이그제큐티브 코디네이터 등을 역임했었다. 앞서 북미 전자제품 소매업체 베스트바이(Best Buy) 영업 매니저를 지낸 바 있다.
뉴시즌스마켓은 "이번 수장 교체는 장기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됐다"면서 "소매 사업 전문성을 갖춘 데이브 카우더 수석부사장이 성장을 주도하는 한편, 지역 커뮤니티와의 유대를 강화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북미 소매 분야 베테랑 전진배치를 계기로 뉴시즌스마켓 신규점 출점에 총력을 기울이며 현지 사업 외형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이마트의 결정으로 분석된다. 이마트 미국 현지 매출은 지난 2020년 1조5873억원에서 지난 2023년 2조90억원으로 증가하며 2조원을 넘어섰다. 뉴시즌스마켓은 현재 미국 오리건주·워싱턴주를 중심으로 2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본보 2024년 6월 14일 참고 이마트, 美 오리건 인허가 막바지…'뉴시즌스마켓' 25곳으로 확장>
◇정용진 회장 최근 행보 美 사업 확대 포석
정 회장은 북미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 5박6일간 머물며 트럼프 당선인과 만나 북미 사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오는 20일 개최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할 예정으로 트럼프 당선인측과 추가 면담 기회를 가질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정 회장과 트럼프측과의 최근 관계를 고려할 때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는 미국 사업 확장 전략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 회장이 이번 방미를 계기로 뉴시즌스마켓 등 현지 사업 현황 점검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정 회장은 평소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봐야 한다"면서 북미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