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중남미 최대 국가인 브라질 내 연구 인력을 대폭 늘린다. 현지 맞춤형 기능 개발 등을 적극 추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중남미 지역 공략을 가속화한다. 트럼프 2기 정부 집권이 다가옴에 따라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에 대한 공격적인 무역 정책이 예상되는 가운데 주요 인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섬으로 오히려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15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상파울루주 캄피나스에 위치한 삼성리서치 브라질연구소(SRBR)에서 근무할 신규 직원 채용 공고 17개를 게시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부터 머신러닝 연구개발(R&D) 전문가, 데이터 과학자 등을 뽑는다.
채용 직군으로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클라우드 개발자 △개발 전문가 관리자 △안드로이드 개발 전문가 △C·자바·파이톤 개발 전문가 등 다양하다. 정직원 외 △임상 연구 △행정 △HR 운영 부문 인턴도 모집한다.
삼성리서치 브라질연구소는 삼성전자의 중남미 연구 거점기지다. 특히 '갤럭시 AI' 도입 이후 연구소의 역할이 대폭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각 지역별 거점 연구소에서 언어 모델을 개발해 갤럭시 AI의 실시간 통·번역 기능을 제공한다.
브라질연구소는 포르투갈어와 스페인어 등 중남미 지역 언어 모델 개발을 담당한다. 브라질은 중남미 국가 중 유일하게 포르투갈어를 사용한다. 이밖에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등 22개국의 공식 언어는 스페인어다.
공식 언어는 스페인어로 같지만 각 국가별로 다양하게 변형되기 때문에 갤럭시 AI가 지역적 차이를 구별하도록 학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소는 각 국가의 오디오와 텍스트 등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관리해 갤럭시 AI가 국가별 차이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학습시키고 성능을 지속 개선했다.
중남미는 많은 인구와 5G 시장 개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중남미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19억2000만 달러로 증가, 연평균 성장률 4.1%를 기록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 중남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점유율 33%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마나우스와 캄피나스에서 TV·가전과 스마트폰 공장을 각각 운영 중이다. 1995년부터 마나우스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초기 연간 컬러 TV 30만대, VCR 10만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후 오디오와 휴대폰, 태블릿PC, 에어컨으로 생산 품목을 늘리며 중남미 핵심 생산거점으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