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인도네시아가 올해 니켈 원광 채굴 쿼터를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니켈 생산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생산국으로, 이번 감산 결정이 글로벌 공급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올해 니켈 원광 채굴 할당량을 지난해 대비 74% 수준인 2억 톤(t)으로 책정했다. 당초 정부는 니켈 가격 하락세를 고려해 1억5000만t까지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감산 폭을 줄였다. 하지만 여전히 지난해 2억1500만t의 생산량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감소한 수치로, 시장 내 공급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바릴 라하달리아 인니 에너지광물자원부 장관은 이달 초 "세계 최대 니켈 제품 생산국으로서 가격 안정화를 위해 연간 채굴 쿼터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니는 오는 2026년까지 매년 2억4000만t의 채굴 쿼터를 승인한 바 있지만, 최근 가격 하락세에 대응하기 위해 쿼터 조정을 단행했다.
인니 정부의 환경 규제가 추가적인 생산량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올해 광산 기업들이 환경 규제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쿼터 추가 삭감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환경·기타 규정 위반 시 채굴 쿼터를 삭감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조치로 인해 니켈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 약세가 지속됐으나, 인니의 감산 조치로 인해 가격 상승 압력이 발생했다. 이번 공급 조정은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을 유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니켈은 전기차(EV)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로 사용된다. 이에 이번 쿼터 감축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향후 인니 정부의 추가 조치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