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진유진 기자] 칠레 정부가 지난 2022년 대규모 싱크홀이 발생한 북부 티에라 아마리야(Tierra Amarilla) 지역 소재 알카파로사(Alcaparrosa) 구리광산에 대해 영구 폐쇄 명령을 최종 확정했다. 해당 광산을 운영한 캐나다 광산 기업 룬딘 마이닝(Lundin Mining)은 이번 결정으로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칠레 환경관리청(SMA)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3년에 걸친 조사 끝에 알카파로사 광산의 완전하고 최종적인(total and definitive) 폐쇄를 명령했다. 이는 2022년 7월 광산 인근에서 발생한 지름 50m, 깊이 200m 규모의 싱크홀 사고 이후 진행된 조사 결과에 따른 조치다.
SMA는 싱크홀 사고 원인으로 광물 과다 추출과 무단 인프라 변경, 환경 허가 조건 위반 등 네 가지 주요 환경 규제 위반 사항을 지적했다. 특히 룬딘 마이닝이 코피아포 강 대수층까지 허가받지 않은 구역에서 채굴을 진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지하수 침투로 암반이 약화하면서 대규모 싱크홀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마리 클로드 플루머 SMA 책임자는 "룬딘 마이닝은 (허가 범위를 넘어선 채굴로) 돌이킬 수 없는 환경 피해를 초래했다"면서 "규칙은 명확하고 반드시 준수해야 하며, 기업은 운영 조건을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룬딘 마이닝은 광산 영구 폐쇄 외에도 341만 달러(약 5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SMA는 룬딘 마이닝이 영업일 기준 10일 이내에 벌금을 납부하거나 15일 이내에 환경 재판소에 항소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룬딘 마이닝 현지 법인 오호스 델 살라도(Ojos del Salado)는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을 면밀히 검토한 뒤 향후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알카파로사 광산은 산토스(Santos) 광산과 함께 룬딘 마이닝이 운영하는 오호스 델 살라도 단지의 일부로, 룬딘 마이닝이 지분 8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20%는 일본 스미토모 메탈 마이닝(Sumitomo Metal Mining)과 스미토모 코퍼레이션(Sumitomo Corporation)이 소유하고 있다.
한편, 싱크홀은 지하수가 암반을 약화시키며 형성되는 공동(空洞)으로, 대규모 채굴 작업이 이루어진 광산 인근에서 자주 발생한다.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지만, 급격히 붕괴되며 자동차, 건물, 도로 등을 삼킬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