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중공업이 나이지리아 정부 지원을 발판 삼아 현지 신규 수주를 '정조준'한다. 당국과의 호혜적 관계를 바탕으로 나이지리아는 물론 성장성이 높은 아프리카 해양플랜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
4일 나이지리아 콘텐츠개발·모니터링위원회(NCDMB)에 따르면 이진환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법인 신임 법인장은 최근 펠릭스 오마츠올라 오그베 사무총장과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삼성중공업의 강점을 소개하고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이 법인장은 오그베 사무총장에 아프리카산유국기구(APPO)과 주요 글로벌 고객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힘을 실어줄 것을 요청했다. 이를 통해 삼성중공업은 나이지리아법인을 중심으로 자사 역량을 국제적으로 알려 해외 프로젝트를 유치하고, 나이지리아는 해양플랜트 산업 허브로 발돋움하며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두는 '윈윈'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나이지리아에서 수행한 다양한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경험과 현지 생산 역량을 내세우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중공업은 2013년 나이지리아 정부와 프랑스 토탈이 발주한 세계 최대 규모 에지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2023년에는 센추리그룹과 '타마라 나나야'로 명명된 FPSO 개보수 계약을 체결했다. <본보 2023년 4월 2일 참고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 해양플랜트 개조 본계약 체결>
삼성중공업은 남서부에 위치한 라고스항 인근 타크와 베이에 아프리카 최대 규모 선박 생산기지인 나이지리아 합작조선소(SH-MCI)를 운영중이다. 이 곳은 아프리카 최초의 FPSO 통합 야드로, 대형 해양플랜트 제작과 FPSO 모듈 통합에 최적화된 시설이다. 총 12만1000㎡ 규모로 연간 1만 톤(t)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해양플랜트와 더불어 재생에너지 부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드러냈다. 이 법인장은 "풍력 발전을 위한 부유식 기초 구조물 및 관련 자산을 제조하고, 기타 재생 가능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나이지리아의 에너지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그베 사무총장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나이지리아 콘텐츠 10개년 전략 로드맵의 핵심 축을 실현하기 위해 삼성중공업을 APPO 및 기타 국제 그룹에 추천할 것"이라며 "삼성중공업이 나이지리아 서비스 회사들과 협력하고, 이들의 역량을 구축하며, 경제에서 일자리 창출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NCDMB는 나이지리아 석유·가스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자원 개발과 산업 역량 강화를 최우선 목표로 하는 정부 산하 기관이다. 이 기관은 자국 기업의 발전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나이지리아 내에서 원활하게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삼성중공업이 나이지리아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높은 성장성 때문이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원유·가스 보유국 중 하나로, 대부분의 석유와 가스에 해양에서 생산된다. 해양 원유와 천연가스를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생산하기 위해서는 FPSO와 같은 해양플랜트 설비가 필수적이다. 삼성중공업이 대규모 수주 가능성으로 기대를 모았던 봉가 사우스 웨스트 아파로(BSWA) 프로젝트에서 고배를 마신 가운데, 신임 법인장 부임을 계기로 재정비해 새로운 수주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