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대한항공이 올해도 '하늘 위 호텔'이라고 불리는 초대형 항공기 '에어버스 A380'을 뉴욕 등 미주 주요 장거리 노선에 투입한다. 장거리 운항 기종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당초 '퇴역' 계획을 세웠던 A380 운영을 연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미국 연방항공청(FAA)에 올해 3월 30일부터 10월 25일까지 인천과 뉴욕·로스앤젤레스(LA)를 오가는 노선에 대한 운항 스케줄과 항공기 기종 등을 변경하기 위해 서류를 제출했다. A380을 전면 제외하려던 계획과 달리, 인천~뉴욕 노선은 A380을 상시 운항하고 인천~LA는 한시적으로 활용키로 했다.
해당 기간 동안 대한항공은 KE081(매일 인천 오전 10시 출발 → 뉴욕 JFK 오전 11시 10분 도착)과 KE082(매일 뉴욕 JFK 오후 1시 20분 출발 → 인천 다음날 오후 5시 50분 도착)편에 A380을 배치한다. LA 노선의 경우 9월 3일부터 10월 24일까지만 KE017편과 KE018편에 A380을 주 3회 투입한다.
대한항공은 당초 뉴욕과 LA 노선에서 A380을 전면 제외하고 뉴욕은 보잉 777-300ER, LA는 보잉 747-8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본보 2024년 12월 19일 참고 대한항공, A380 퇴역 가속...내년 LA·뉴욕행 노선에서 제외>
하지만 내부적으로 장거리 핵심 노선 운항 전략 등을 검토한 뒤 인천~뉴욕 노선에 A380와 보잉 777-300ER을 병행 운용하기로 했다. 인천~LA 노선은 보잉 747-8을 주력으로 활용하고, 특정 기간 동안 A380을 운항키로 결정했다. 뉴욕과 LA 모두 인천 출발 기준 오전과 오후 하루 2편을 운영하는 것은 기존과 동일하다.
A380은 에어버스가 2005년 출시해 2019년 단종한 엔진 4개, 최대 좌석 수가 853석에 이르는 초대형 기종이다. 대한항공은 2011년 처음 도입한 뒤 뉴욕과 LA, 태국 방콕, 대만 타이페이 등 탑승객이 많은 인기 노선에 투입해왔다.
앞서 대한항공은 운영 비용 증가, 연료 효율성 문제, 글로벌 초대형기 항공기 퇴역 흐름 속에서 A380의 점진적 퇴출을 추진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2021년 글로벌 항공전문지 ‘플라이트글로벌’과의 인터뷰에서 2026년 이후 A380을 퇴역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본보 2021년 8월 20일 참고 조원태 회장 "대한항공, '에어버스 A380' 5년 안에 퇴출"> 실제 작년 5월 보유 중인 A380 10대 중 3대에 대해 파트아웃(PART-OUT·항공기 분해)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최근 A380 관련 대한항공의 전략에 변화가 감지됐다. A380 대규모 정비에 나선 것이다. 대한항공은 작년 말 A380 HL7619 항공기를 필리핀 루프트한자 테크닉센터에 입고, D체크 작업을 진행했다. D체크는 10~12년 주기로 이뤄지는 정비 작업이다. 각종 부품을 해체해 세부 점검을 하고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뒤 시험 비행까지 진행한다. 대한항공은 이를 통해 A380 수명을 2030년 이후로 늘린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A380 퇴역 시점은 정해진 바 없다"며 "다만 A380 항공기가 운영되는 기간 중에는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