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미국 전기차(BEV) 최대 승부처인 캘리포니아에서 '고속질주'하고 있다. 테슬라가 주춤한 사이 판매 수요를 확대하며 지난해 '톱10'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현대차는 제너럴모터스(GM) 산하 브랜드 쉐보레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사실상 테슬라를 제외하고 완성차 업체 1위인 셈이다. 기아는 10위에서 7위로 3계단 점프에 성공했다.
6일 캘리포니아신차딜러협회(CNCD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1759대 판매 포함)는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BEV 시장에서 총 3만8420대를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은 9.91%로 집계됐다. 테슬라를 제외하면 완성차 업체 중에서는 가장 높은 점유율을 나타냈다. 같은 해 캘리포니아주 시장 규모는 전년(38만2670대) 대비 1.2% 확대된 38만7368대였다.
단일 브랜드 기준 현대차는 전년(1만6956대) 대비 34% 증가한 2만2718대를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은 전년(4.43%)보다 1.41%포인트 확대된 5.84%를 기록했다.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지난해 3위에서 2위로 1계단 상승했다. 이는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모두 포함한 순위이다.
판매 라인업 중에서는 아이오닉5가 실적을 견인했다. 총 1만6879대 판매되며 캘리포니아주 연간 베스트셀링전기차 3위에 올랐다.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한 테슬라 모델Y와 모델3를 제외하면 완성차 업체 단일 모델 중에서는 가장 높은 판매고다. 아이오닉6의 경우 4272대로 21위를 기록했다.
기아는 전년(8008대) 대비 74.1% 늘어난 1만3943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3.59%로 전년(2.09%)보다 1.5%포인트 늘었다. 판매 순위는 지난해 10위에서 7위로 3계단 점프했다. 판매 라인업 중에서는 EV6(5564대·12위)와 EV9(4924대·17위)가 인기를 끌었다.
제네시스는 전년(1534대) 대비 14.7% 확대된 1759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전년(0.40%)보다 0.05% 증가한 0.45%로 집계됐다. 판매 순위는 22위였다.
테슬라가 주춤하는 사이 캘리포니아주 내 BEV 수요를 빠르게 확보한 결과이다. 같은 해 테슬라는 전년(23만10대) 대비 11.6% 감소한 20만3221대 판매에 그쳤다. 점유율은 54.5%로 전년(63.0%)보다 8.5%포인트 하락했다. 아직까진 압도적인 판매량을 나타내고 있지만 5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전망은 어두운 상태이다.
특히 이번 성과는 캘리포니아주가 미국 BEV 승부처라는 점에서 현대차·기아의 현지 입지를 나타내는 지표라는 평가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시장 점유율이 감소하는 동안 현대차·기아의 입지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며 "테슬라와 함께 제너럴 모터스 쉐보레의 판매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쉐보레는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BEV 시장에서 전년(1만9145대) 대비 24% 급감한 1만4553대를 판매했다. 연간 판매 순위는 2위에서 6위로 4계단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