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지난달 유럽 자동차 시장 바로미터인 독일 시장에서 주춤했다. 현지 보조금 폐지 등으로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준비한 전략이 흔들리며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기아의 경우 발 빠르게 자체 단기 렌탈 서비스 카드를 꺼내들며 수요 확보에 나섰다.
7일 독일연방도로교통청(KB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 총 1만1123대를 판매했다. 시장 점유율은 5.35%이다. 같은 달 현지 시장 규모는 20만7640대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총 616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5.2% 하락한 수치이다. 점유율은 3.0%를 기록했다.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9위다. 이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모두 포함한 순위이다.
기아는 전년 대비 2.5% 성장한 4960대를 판매, 점유율 2.4%를 나타냈다. 판매 순위는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폭스바겐이 차지했다. 총 4만6381대를 판매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만9727대로 2위, 스코다는 1만6526대로 3위를 기록했다. BMW와 아우디는 각각 1만6228대와 1만4645대로 4위와 5위에 랭크됐다. 6위부터 8위는 △세아트(1만3846대) △포드(7668대) △오펠(6930대) 순으로 이어졌다. 다시아는 5728대로 현대차에 이어 10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기아는 현지 맞춤형 전략을 토대로 판매량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당초 순수 전기차(BEV) 수요 확보를 토대로 현지 시장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였으나 독일 자동차 수요가 정체한데다 전기차 보조금까지 폐지되는 여건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독일 시장 전망도 어두운 상태이다. KBA는 올해 독일 자동차 시장 규모 축소를 우려하고 있다. 전기차 생산량은 19%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반면 전체 수요는 9%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기아는 브랜드 자체 단기 렌탈 서비스 '기아 드라이브'를 출시했다. 소형차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까지 고객이 원하는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최대 30일 동안 사용 가능하며 일일 요금 기준 피칸토는 35유로(한화 약 5만 원), EV6는 65유로(약 9만 원)부터 시작한다. 온라인 또는 딜러사를 통해 직접 예약할 수 있고 대여일 24시간 전까지 무료 취소가 가능하다.
기아 드라이브는 현재 9개 딜러사에서 운영 중이다. 기아는 독일 전역에서 기아 드라이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네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모델과 딜러사에 따라 가격이 상이할 수 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독일 자동차 시장에서 총 16만5021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18만970대) 대비 8.81% 감소한 수치이다. 양사 합산 시장 점유율은 5.8%에 그쳤다. 독일 전체 자동차 시장 규모는 281만7331대로 집계됐다.
현대차는 전년 대비 9.4% 하락한 9만6365대를, 기아는 전년 대비 8% 축소된 6만8656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각각 3.4%와 2.4%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