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KCC글라스가 수출 기업 중 예외적으로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가스를 저렴하게 조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의 파격적인 지원에 힘입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9일 인도네시아 경제지 콘탄(Kontan) 등에 따르면 바흐릴 라하달리아 에너지광물자원부(ESDM) 장관은 이달 초 자카르타에서 현지 언론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4년 ESDM 사업 성과 발표회에서 "KCC글라스는 특정 산업용 저가 천연가스 가격(HGBT) 인증을 받은 7개 기업에 포함됐다"며 "제가 투자 장관이었을 때 그들의 요구 사항 중 하나가 저렴한 가스 가격을 확보하는 것이었고, 그들은 이를 이루게 됐다"고 밝혔다.
KCC글라스의 케이스가 특별한 것은 인도네시아가 최근 정부 회의를 통해 수출 중심 사업을 펼치는 기업들은 HGBT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방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실제 인도네시아 비료 기업인 푸풉 칼리만탄 티무르(Pupuk Kalimantan Timur)는 수출이 주 사업이라는 이유로 HGBT 대상에서 제외됐다.
KCC글라스가 HGBT 인증을 받은 7개 기업 중 유일하게 예외 적용을 받은 기업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라하달리아 장관이 직접 ESDM의 작년 한 해 정책 성과 등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대표 사례로 언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라하달리아 장관은 "HGBT의 본질은 국내 산업화를 촉진하고 국가 경제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며 “기업들이 국내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희생되는 잠재적인 국가 수입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SDM은 올해 HGBT 가격을 MMBtu(100만BTU 열량 단위)당 최대 6.5달러로 책정했다. KCC글라스가 공급받는 천연가스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작년에는 4.65달러에 천연가스를 확보했었다. <본보 2024년 10월 15일 참고 KCC글라스 인도네시아 공장, 산업가스 반값 할인 혜택...정부 '파격 지원'>
KCC글라스는 지난 2021년 약 3억 달러를 투자해 중부 자바 바탕산업단지에 46만㎡(약 14만 평) 크기의 유리 공장을 착공했다. 작년 10월 완공하고 용융로에 첫 불씨를 넣는 화입식 행사를 개최했다. 용융로 가열 기간 등을 거쳐 같은해 12월부터 본격적인 판유리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
인도네시아 공장은 KCC글라스의 KCC글라스의 첫 해외 거점기지다. KCC글라스는 단계적으로 70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공장을 증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종합 유리 클러스터'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바탕 공장은 연간 약 44만 톤(t)의 건축용 판유리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루 최대 생산량은 1200t에 달한다. 판유리 외에 자동차용 유리도 생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