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유동성 위기 경고등…'4월 위기설' 재부상

악성 미분양·고환율 겹쳐 건설업계 위기 가속
하루 12곳 폐업…건설사 연쇄 부도 현실화 우려↑

 

[더구루=진유진 기자]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건설사들이 극심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공사비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미분양 물량 급증, 일감 부족 등 삼중고에 시달리며 폐업하는 건설사가 속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하면서 '4월 위기설'이 다시 부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건비와 자재비가 급등했지만, 수요 부진과 금융권 대출 제한 등이 맞물리며 업계 전반이 위축된 상황이다.

 

실제 한국건설업연구원에 따르면 종합건설업체의 폐업 신고 건수는 △2021년 305건 △2022년 362건 △2023년 581건 △2024년 641건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지난해 폐업 신고 건수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벌써 58곳의 종합건설업체가 폐업했으며, 전문공사업체까지 포함하면 325곳에 달한다. 하루 평균 12곳이 문을 닫고 있는 셈이다.

 

건설업계 적신호는 악성 미분양 증가와 환율 변동성 확대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1만8644 가구로, 이는 지난 2020년 7월 1만8660 가구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 중 지방의 악성 미분양 비중이 79.4%(1만4802 가구)에 달해 지방 건설사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고환율 문제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국내 정치 불안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건설사들의 수입 원자재 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으로 상승할 경우 건설 부문 생산비용은 지난 2023년 대비 3.3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위기 상황 속에서 중견 건설사들의 연쇄 부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시공능력평가 58위 신동아건설과 경남 지역 2위 대저건설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29개로, 지난 2019년 49개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도 지방 건설사 한 곳이 이미 부도 처리됐다.

 

특히 PF(Project Financing) 시장 경색과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중견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신동아건설, 대저건설과 유사한 상황에 놓인 건설사들이 줄줄이 도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유동성 위기가 심화하면 '4월 위기설'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이는 지난해 태영건설이 촉발한 부실 사업장 PF 리스크가 총선이 있는 4월과 맞물려 현실화할 수 있다며 제기된 업계 예측을 뜻한다. 당시 위기설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업계 불황이 지속되며 올해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형 건설사들이 지난해부터 보수적인 재무 운용을 통해 리스크를 줄였고, 중견 건설사들도 관급공사 비중을 늘려 위기 대응 체제를 구축한 만큼 업계 전반으로 연쇄 부도가 확산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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