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이연춘 기자]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대표적인 노년기 질환인 퇴행성 무릎관절염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내 무릎관절염 환자가 2023년 말 기준 약 320만명에 달하며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퇴행성 무릎관절염은 무릎 관절의 퇴행성 변화로 무릎 관절 사이의 연골이 닳아 통증과 기능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초중기에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나 관절내시경 등으로 치료를 하지만 연골이 모두 닳아 뼈와 뼈가 서로 마찰해 통증이 심한 말기의 경우는 인공관절수술이 최선이자 최후의 치료법이다.
따라서 인공관절수술을 최대한 늦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 중기 단계의 무릎관절염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무릎 골관절염에 대한 골수흡인농축물(BMAC·Bone Marrow Aspirate Concentrate) 관절강내 주사도 그 중 하나다. 자가골수세포 주사, 자가골수농축액 주사, BMAC주사라고도 하는 이 치료법은 지난 2023년 7월 보건복지부가 중기 무릎관절염의 통증 완화와 기능개선에 대한 효과를 인정해 신의료기술로 고시한 바 있다.
시술은 환자 본인의 골반 위쪽 부위 장골능에서 골수를 뽑고 특수 키트를 이용해 원심분리기로 분리한 다음, 무릎 연골에 좋은 역할을 하는 세포들이 포함된 흡인 농축물을 환자의 무릎 관절강 내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 정형외과 연구팀이 자가골수세포 주사치료를 받은 환자를 12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시술 후 3개월까지 개선 효과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이후 12개월까지 효과가 지속됨을 확인했다.
통증평가척도(VAS: Visual analog scale)는 시술 전 평균 4.4점이었던 통증이 시술 3개월 후 0.7점으로 대폭 감소했고, 12개월 후에도 0.4점으로 감소세를 꾸준히 유지했다. 통증과 무릎 각도를 평가는 슬관절점수(KSS:Knee Society score)는 시술 전 평균 85.4점에서 3개월 후 97.0점, 12개월 후 98.0점으로, 무릎관절의 기능을 평가하는 무릎기능점수(knee and function scores)는 시술 전 평균 69.1점에서 3개월 후 81.4점, 12개월 후 85.2점으로 개선됐다.
또 입원치료 시 외래치료보다 통증 완화에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지난 2023년 12월부터 2024년 3월까지 골관절염으로 자가골수세포 주사치료를 받은 외래 환자 40명과 입원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국소마취만 진행한 외래 환자 그룹과 국소마취와 정맥마취(수면)를 병행한 입원 환자 그룹을 비교했다.
통증평가척도(VAS) 점수 비교 결과, 외래 환자 그룹은 투관침 삽입 시 5.2점, 골수 흡인 시 6.2점인데 비해 입원 환자 그룹은 투관침 삽입 시 1.3점, 골수 흡인 시 1.4점으로 입원 환자 그룹에서 통증점수가 더 낮았다. 치료 후 일시적인 합병증은 외래 환자의 17.5%, 입원 환자의 16.3%에서 관찰됐으나 두 그룹 모두 특별한 문제없이 2개월 이내에 해결됐고, 주요 합병증은 발생하지 않았다. 해당 논문은 2024년 9월 SCIE급 국제 학술지인 맞춤 의학 저널(Journal of Personalized Medicine)에 게재된 바 있다.
백지훈 힘찬병원 관절클리닉 진료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간혹 골수 흡인 농축물에 포함된 헤파린 때문에 치료 후 무릎 통증이나 부종이 생길 수 있다"며 "입원 시에는 전문의가 바로 처치가 가능하지만 외래 환자의 경우 귀가 후 다시 내원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어 경미하더라도 다양한 합병증이나 부작용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전문의의 관찰 하에 며칠 동안 입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가골수세포 주사는 효과의 지속 정도에 따라 재시술을 논의할 수 있다"면서 "관절염의 진행 상태는 환자의 무릎 관리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계속 맞는다기보다 정기적인 검사와 신체진찰 등을 통해서 전문의와 상의한 후에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