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회사 '슈퍼널'의 전기 수직 이착륙장치(eVTOL)가 미국 최대 첨단 항공 기술 테스트 시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군용 항공기로서 eVTOL의 활용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슈퍼널이 차세대 무기 체계 공급사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항공 사진 전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사진 작가 맷 하트먼 씨는 최근 플리커(Flickr) 계정에 캘리포니아주 남동부 모하비 항공우주공항에 있는 슈퍼널의 eVTOL 'S-A2'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S-A2는 기술시연기(Full-scale Technology Demonstrator, FSTD)로, 슈퍼널이 모하비 공항에서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각종 테스트를 준비중인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점은 항공과 우주 산업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 모하비 공항을 테스트베드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모하비 공항은 미국 첨단 항공 기술 개발과 우주 비행 시험의 중심지로, 다양한 상업·군사용 항공기 개발이 이곳에서 이뤄진다. 시험 비행이 가능한 환경도 갖추고 있어 상용 기술 검증까지 가능하다.
S-A2가 미 군사용 항공기로 쓰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미국 무기 제조사 '제너럴 아토믹스'도 모하비 공항에서 군사용 무인 항공기(UAV) '그레이 이글(Gray Eagle)' 시리즈의 비행 테스트를 진행한 바 있다. 모하비 공항의 지리적 특성과 인프라를 활용해 실전 조건에 가까운 환경에서 비행 시험을 하고 배치 가능성을 평가한 것이다.
eVTOL은 최근 승객 운송 등 상업용 항공기 뿐만 아니라 군용 항공기로서의 잠재력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활주로를 사용할 수 없거나 활주로가 없는 환경에서도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해 이동성이 중요한 현대 군사 작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인 eVTOL로 진화할 경우 사상자 대피 등 인명 구조와 물자 수송 등의 작전에도 투입될 수 있다.
모하비 공항에서 포착된 S-A2 기술시연기는 슈퍼널이 작년 '판버러 국제 에어쇼 2024(Farnborough International Airshow)’에서 공개한 S-A2 콘셉트 모델과 다른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기술시연기는 각 날개에 회전식 로터와 V자형 꼬리가 아닌 고정식 로터와 쌍둥이 보음형(twin-boom) 꼬리 디자인이 적용됐다. S-A2 디자인이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를 수정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슈퍼널은 오는 2028년 S-A2 상업 비행을 실시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제품 개발과 테스트에 전력을 쏟고 있다. 지난 2023년 12월 미국 연방 항공국(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FAA) eVTOL 인증 신청서를 제출하며 상용화를 위한 초석을 닦았다. <본보 2023년 8월 2일 참고 [단독] 현대차 슈퍼널, 12월 美 FAA에 eVTOL 인증 신청…2028년 사업 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