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인공지능(AI) 기반 무인 비행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쉴드 AI'에 베팅했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무인항공기(UAV) 사업 관련 투자를 잇따라 단행하며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반을 닦고 있다.
쉴드 AI는 6일(현지시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미국 방위산업체 'L3해리스(L3Harris)'가 주도한 2억4000만 달러(약 3480억원) 규모 F-1 펀딩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미국혁신기술펀드(USIT) 등 기존 투자자도 참여한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쉴드 AI는 1년 전과 비교해 약 2배 증가한 53억 달러(약 7조7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쉴드 AI는 확보한 자금을 자사 소프트웨어 'HME(Hivemind Enterprise)'를 고도화하고 배포를 가속화하는 데 투입할 계획이다. HME는 자율항공기와 드론 등에 적용되는 AI 기반 무인 비행 소프트웨어다. 위성항법체계(GPS)와 통신이 차단된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고 이를 OEM, 정부, 기업 등에 공급한다는 목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쉴드 AI의 주요 투자자로 이름을 올리며 무인항공기 시장 진출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파트너십을 구축해 향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할 무인항공기에 쉴드 AI의 소프트웨어가 탑재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최근 방위 산업에서 '드론'의 중요성이 커지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사업 기회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작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군용 드론·무인기 사업 전략을 구상하는 태스크포스(TF)를 조직했다. 한화시스템, 한화첨단소재 등 그룹 내 계열사도 참여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속적으로 드론과 무인기 분야에 관심을 보여왔다. 올 1월 AI 항공 테크 기업 '숨비'와 화생방 정찰차에 탑재하는 드론을 공동 개발하는 업무 협약을 맺었다. 지난 2023년에는 미국 드론 기업 '포르템테크놀로지'에 225억원을 쏟아 지분 투자한 바 있다. 포르템테크놀로지와 협력해 기존 무기 체계와 결합한 드론 대응 기술을 확보하고, 향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충돌 방지 기능 등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쉴드 AI는 해군 특수부대 요원 출신인 브랜든 챙이 2015년 설립한 업체다. 국방·항공우주 분야에 쓰이는 AI 기반 자율 비행 기술을 개발한다. 미군과 동맹국의 무인 시스템 운용을 지원한다. 미국 최대 방산 기술 기업 팔란티어와 항공우주 기업 에어버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성장성을 입증했다.
챙 쉴드 AI 사장은 "L3해리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회복성 있는 자율성을 확산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가속화하게 도와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