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미국 철강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철강 수입 관세 면제 요청을 거부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 주요 철강업체 경영진 9명은 지난 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수입산 철강에 대한 관세 예외 조항이 미국 철강 산업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예외 국가나 조항에 대한 요청을 거부하고 강경한 관세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들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정책으로 수입 물량이 증가하면서 기존 관세의 효과가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내 공급업체에서 쉽게 조달할 수 있는 철강 제품에도 수백만 톤의 예외가 허용됐다"며 "그 결과 미국 철강 산업이 글로벌 공급 과잉 위기에 다시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 3대 철강업체인 △누코어(Nucor) △유에스 스틸(US Steel) △클리블랜드 클리프스(Cleveland-Cliffs) 최고경영자(CEO)들은 "관세 면제 거부는 국가 안보 차원의 문제"라며 "미국 철강 산업 보호를 위해 철강 수입 관세 정책을 강력히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주요 무역 동맹국들은 "관세 부과가 미국 내 소비자 가격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백악관에 면제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철강업계는 건설 경기 부진과 인플레이션, 높은 차입 비용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보호무역 정책이 산업 회복에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철강 수입량은 증가했지만, 지난 2021~2022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관세 부과 조치 시행이 예고되면서 미국 철강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톤당 700달러 미만이던 철강 가격이 2월 말에는 1000달러까지 상승해 수입산보다 20% 이상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오는 12일(현지시간)부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