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유지한 SKC 경영지원부문장(CFO)이 자회사 아이에스시(ISC) 공동대표 '역할'을 맡자마자 글로벌 현장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ISC 핵심 생산거점인 베트남 정부와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전략적 투자를 통해 반도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한다.
10일 베트남 빈푹성에 따르면 유 CFO는 최근 쩐 주이 동(Tran Duy Dong) 빈푹성 인민위원회 인민위원장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유 CFO가 작년 12월 SKC 인사에서 ISC 공동대표로 선임된 후 베트남 정부 고위 관계자와 회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쩐 위원장과 유 CFO는 ISC 베트남 사업 전략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ISC는 내년까지 약 500억원을 투자해 바티엔II 산업단지에 위치한 사업장을 증설하고, 설비 현대화 및 공정 자동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베트남을 ISC의 글로벌 생산 전진기지로 삼는다.
유 CFO는 ISC에 대한 빈푹성의 지원에 감사를 표하며, 향후 생산 확대와 고급 인력 채용을 위한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쩐 위원장은 ISC를 포함한 SK그룹의 투자 결정을 높게 평가하고 인력은 물론 주택 공급 계획도 마련돼 있다고 자신했다. 또 기업친화적인 투자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산업단지 관리위원회 등에 투자 확장과 인력 확보 등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을 지시했다.
유 CFO는 쩐 위원장과의 만남을 계기로 ISC 공동대표로서 행보에 신호탄을 쐈다. SKC는 유 CFO에 미래 성장동력으로 언급되는 주요 자회사인 ISC를 맡겨 회사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책을 부여했다.
SKC는 지난 2023년 약 3억 달러(약 4000억원)를 투입해 ISC를 인수했다. 반도체 소재와 부품, 검사 장비를 생산하는 SK엔펄스와 유리기판을 개발하는 앱솔릭스 등 SKC의 다른 자회사들과 협업해 유리기판 러버소켓 공동 개발을 추진하는 등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2001년 설립된 ISC는 칩세트의 전기적 특성 검사에 사용하는 테스트용 소켓을 주력 제품으로 하는 회사다. 2003년 실리콘 러버 소재를 활용한 테스트용 소켓을 세계 최초로 상업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구리 합금 소재의 포고 소켓과 인터페이스 보드 등 다양한 테스트 솔루션을 보유했으며, 업계 최다인 500개 이상 특허를 등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