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대한항공이 처음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도입을 확정했다. 보잉 777-300ER을 시작으로 기종을 순차 확대하고 프리미엄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은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배치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유종석 대한항공 오퍼레이션(Operation)부문 부사장 겸 안전보건 총괄은 지난 11일 신규 CI 공개 기념 외신 대상 기자간담회에서 "보잉 777-300ER 11대에 퍼스트 클래스석을 없애고 프리미엄 이코노믹석을 도입할 것"이라며 "올해 중반부터 시작돼 오는 2026년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의 구체적인 도입 계획을 공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023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프리미엄 이코노미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보잉 787-10 항공기를 활용하는 방안을 언급했으나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보잉 777-300ER 항공기는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으로 △비즈니스 △프리미엄 이코노미 △이코노미 세가지 클래스로 좌석을 운영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보잉 777-300ER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점차 확대 적용한다. 향후 새롭게 도입할 예정인 차세대 항공기 에어버스 A350에도 퍼스트 클래스를 없애고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유 부사장은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은) 공급망 문제로 인해 한동안 지연됐었다"며 "하지만 마케팅팀에서 프리미엄 이코노미에 대한 수요가 높다고 보고 있어 빠르게 채워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가 비즈니스석의 시트를, 사프란이 프리미엄 이코노미와 이코노미석의 시트를 공급한다.
대한항공이 프리미엄 이코노미 도입을 결정한 것은 항공 산업 트렌드에 발맞춰 글로벌 '톱' 항공사로서 본격 도약하기 위해서다. 최근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프리미엄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루프트한자, 케세이퍼시픽 등 글로벌 주요 항공사들도 앞다퉈 프리미엄 이코노미 운영을 늘리는 추세다. 수익성이 낮고 운영 비용이 높은 퍼스트 클래스 좌석과 달리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도 프리미엄 이코노미 도입을 확대하는 배경이 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일부 항공기에 이코노미 스마티움이라는 이름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운영 중인 만큼 통합 대한항공 출범 전까지 좌석 운영 계획을 조율해 서비스 일원화를 추진하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