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HD현대일렉트릭이 러시아 협력사를 통해 중저압 차단기 할인 행사를 실시한다. 현지 전시회에 참가해 제품 설명회도 열고 고객 맞춤형 마케팅을 강화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에 대비해 러시아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준비에 분주하다. 

27일 HD일렉트릭 루소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4일(현지시간) HD현대일렉트릭의 중저압 차단기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이번 프로모션은 내달 30일까지 차단기를 구매하는 러시아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배선용 차단기(MCCB)와 기중차단기(ACB), 모터보호용 배선차단기(MMS), 누전차단기(RCBO) 등 특정 제품에 한해 10~15% 상당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HD일렉트릭 루소는 프로모션을 비롯해 다양한 판촉 활동을 통해 HD현대일렉트릭의 러시아 시장 공략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현지 전력사 모스오벨네고(Мособлэнерго) 엔지니어를 초청해 중저압 차단기 세미나를 진행했다. 내달에는 1~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현지 전력설비 전시회 '일렉트로 2025(ELEKTRO 2025)'에 참가한다. 부스를 마련해 중저압 차단기를 홍보하고 진공차단기(HGV) 설명회도 연다. 현지 전력사를 비롯해 잠재 고객들에 제품 특장점을 알린다. 또한 고객사 상담을 진행해 주력 제품과 사용 사례 등을 설명하고 공급 기회를 모색한다.

드미트리 시도로프(Дмитрий Сидоров) HD일렉트릭 루소 마케팅 총괄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장'과의 교감을 거듭 강조했다. 제품 개발 시 내부 아이디어에서 출발할 게 아니라 시장 니즈를 먼저 반영해야 하고, 가격 책정도 고객의 관점에 기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시도르프 총괄은 "타깃 고객의 니즈와 고품질 제품에 대해 그들이 생각하는 합리적인 가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HD일렉트릭 루소의 활발한 행보에는 러시아 사업 재개에 대한 HD현대일렉트릭의 기대감이 깔려있다. 러시아는 한때 HD현대가 고압차단기(GIS) 공장을 세웠을 정도로 공을 들인 시장이다. 러시아 연방송전망공사와의 계약이 틀어지며 현지 업체에 공장을 매각했으나 포기하지 않고 러시아 시장을 공략해왔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러시아를 다시 주목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건설기계와 조선 사업 모두 직접 챙기며 그룹 차원에서 전후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종전 후 복구에 필요한 건설장비 수요 파악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국영은행 오샤드뱅크와 재건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맺었고, 건설장비 교육센터 설립을 추진하며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