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발표 이후 첫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수입 부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며 관세 부과의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머스크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경쟁사보다 유리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찍이 북미에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증설을 지속해 현지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어서다.
머스크는 27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X)'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발표에 대해 "해외에서 수입되는 테슬라 차량 부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며 "그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에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엔진·변속기 등 자동차 부품도 관세 대상이며, 당장 내달 3일부터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머스크가 자동차 관세에 대해 아무 의견도 제시하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그는 "(머스크는 이 문제와 관련) 이해상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머스크는) 사업과 관련 어떠한 부탁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최측근으로,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을 맡아 행정부의 정책에 관여해왔다. 미국 공장을 보유한 테슬라가 수혜를 얻고자 관세 정책에도 입김을 넣었다는 외부 의혹을 불식시키고자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침묵을 강조했다.
침묵을 지켰던 머스크는 포고령 서명 후 첫 공식 발언에서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는 테슬라가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보낸 서한에서 밝힌 우려와 동일하다. 테슬라는 서한을 통해 공격적인 현지화 전략을 피더라도 일부 부품은 미국에서 조달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었다. 테슬라는 부품의 60% 이상을 미국에서 조달하지만 배터리를 비롯해 일부를 중국·멕시코에서 들여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입 부품 가격이 오르는 만큼 테슬라는 차량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럼에도 이미 미국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테슬라에 이번 관세 정책이 유리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테슬라를 '유일한 승자'로 평가하며 경쟁사보다 피해를 덜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이번 관세 부과가 테슬라에 중립적이거나 좋을 수 있다"라면서도 "미국에 공장을 보유한 모든 회사에 좋은 일"이라고 전했다.
테슬라는 텍사스주 오스틴과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두 공장을 통해 연간 100만 대 생산체계를 구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