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이연춘 기자] 척추는 몸의 중심을 이루고 기둥의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33개의 척추뼈로 구성돼 있다. 몸통을 지지하고 몸을 움직이는데 도움을 주며 척수 및 척추신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의 특성상 중력의 영향을 받아 척추에 부담이 생기고 척추질환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통증이 심하고 보존적인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척추수술 중 하나인 척추 내시경 수술은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추공간협착증 등 주요 척추 질환 치료에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수술법이다. 최소 침습 수술로 작은 절개로 흉터는 최소화하고 회복은 빠르게 한다. 내시경을 통해 병변을 직접 확인하고 시술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고 수술 후에도 통증이 적고 회복기간이 짧아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내시경을 이용한 추간판제거술은 1만5,626건으로 2014년 1,694건과 비교하면 약 10년 만에 10배 가량 증가했다. 척추 내시경 수술은 2000년대에 국내에 도입됐으며, 가능한 적게 절개하는 최소 침습 수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며 수술 건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동찬 힘찬병원 척추클리닉 진료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내시경 기구와 수술 도구가 발전하면서 척추 내시경을 활용해 복잡한 수술이 가능해져 고령 환자도 부담 없이 안전하게 받을 수 있게 됐다”면서 “집도의의 숙련도가 높을수록 치료 완성도를 높이고 합병증 위험을 줄여 환자의 회복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척추 수술 시 넓은 절개와 큰 조직 손상이 불가피했지만 지난 30년간 해부학과 생역학 등 학문적 발전과 함께 수술 장비, 현미경 및 내시경 기술, 영상 촬영 기법 등이 발전하면서 최소 침습적 수술이 대중화되고 있다. 과거에는 수술로 치료했던 질환도 이제는 숙련된 의료진의 내시경 수술로 치료할 수 있게 된 것. 추간판탈출증, 척추관협착증 등 퇴행성 척추 질환도 대부분 내시경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악성 척추 종양이나 심한 척추 변형 등 일부 복잡한 질환은 여전히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척추 내시경 수술은 크게 단방향과 양방향으로 나뉜다. 단방향은 하나의 구멍으로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삽입하는 방식이고 양방향은 두 개의 구멍을 통해 각각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삽입한다. 단방향은 치료 범위가 좁고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 원하는 병변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데 적합하고, 양방향은 넓은 시야 확보와 자유로운 기구 조작이 가능해 넓은 범위, 복잡한 수술에도 적용할 수 있다.

척추 내시경 수술은 기존 개방형 수술보다 훨씬 작은 절개로 진행하고, 좁은 시야와 제한된 공간에서 진행하는 정밀한 수술로, 의료진의 전문성과 고도의 숙련도가 매우 중요하다. 내시경 수술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미세현미경 수술에 대한 탄탄한 술기를 바탕으로 최소 1~2년 이상, 수십 건 이상의 임상 경험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한 수술실 스텝의 팀워크, 감염 방지를 위한 수술실 시스템 등 의사가 수술에 집중할 수 있는 수술실 시스템 등 환경이 잘 갖춰져야 한다.

김주현 힘찬병원 척추클리닉 진료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급성 요통이나 경미한 디스크 탈출증 등 가벼운 증상으로 생기는 일시적인 통증은 물리치료나 주사 치료로 호전될 수 있지만, 발목에 힘이 빠지고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의 심한 요통이나 다리 쪽으로 뻗치는 방사통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라며 “MRI 검사 후 신경 압박 부위가 확인되면 일반적인 관리로는 통증 해결이 어려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데, 병변의 위치와 심한 정도, 그에 따른 적합한 수술 방법에 대해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친 후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