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국내 전자·부품 제조사 ㈜삼광(이하 삼광)이 미국 앨라배마주에 생산기지 설립을 위한 부지를 확정지었다.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부지를 확보하며 주요 고객사인 현대자동차그룹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지원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미국 부동산 개발업체 '파포인트 디벨롭먼트(Farpoint Development)'에 따르면 삼광은 최근 앨라배마주 메이컨카운티에 위치한 산업단지 '리얼파크(REAL Park)' 내 '빌딩 100'에 대한 부지와 건물 임차 계약을 체결했다. 삼광은 이곳에 사출·도장·조립 기반의 제조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리얼파크는 몽고메리카운티의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주의 기아 웨스트포인트 조립공장 중간 지점인 I-85 자동차 산업 벨트에 위치한 산업단지다. 앨라배마주 유일 심해항인 모빌항에서 약 200마일 거리에 있어 해상 교통도 우수하다. 산업단지 총 규모는 700에이커(약 283만㎡)에 달하며, 이중 삼광이 입주하는 건물 부지 규모는 약 16만8000제곱피트(약 1만5600㎡)다.
앨라배마 공장은 삼광의 첫 북미 생산기지다. 핵심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의 북미 현지 생산 물량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거점이 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오는 2028년까지 4년 간 미국에 210억 달러(약 30조원)의 전략적 대미(對美) 투자를 집행한다고 발표했다. △자동차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61억 달러 △미래산업 에너지 63억 달러를 각각 투자한다.
특히 지난달 준공한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현대차그룹이 약 11조원을 투입해 건설한 북미 전기차 생산 전진기지다. HMGMA에는 현대차 전기차 공장은 물론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현대트랜시스 등 4개 계열사와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공장이 들어선다. 현재 연 30만 대인 전기차 생산 규모를 향후 50만 대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차량은 물론 전기차 외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라인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삼광은 미국 법인 설립을 완료한 데 이어 공장 임차 계약까지 마무리하며 착공만 앞두고 있다. 지난달 루이스 맥스웰 메이컨카운티 위원장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과 회동, 전폭적인 행정적 지원을 약속받았다. 메이컨카운티는 삼광의 공장 설립과 향후 운영에 필요한 건축 인허가, 생산 가동 허가 등 모든 행정 절차를 최대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삼광은 1974년 경북 경산에서 삼광전자로 출발한 전자·부품 제조기업이다. 1998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협력업체로 합류하고 이듬해부터 부품을 본격 공급한 이래 지금까지 삼성전자의 주요 협력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후 2015년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협력업체 등록과 현대기아차 품질 인증을 통해 차량용 부품 시장에 본격 진출했으며, 2022년에는 현대모비스 협력사로 등록됐다. 현재는 미국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 멕시코, 일본 등 글로벌 거점을 운영하며 주요 고객사를 근거리에서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