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LG가 러시아에서 냉난방 솔루션과 브랜드 캠페인 관련 신규 상표를 등록했다. 최근 러시아에서 잇따라 상표권을 다수 확보하며 지적재산권(IP) 보호와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강화, 현지 사업 재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4일 러시아 연방 특허청(Роспатент)에 따르면 특허청은 LG가 지난 2023~2024년에 걸쳐 신청한 상표 3건을 올 1월과 3월에 승인했다. 등록된 상표는 △LG 써마브이(LG Therma V) △렛츠고 LG(LET’S GO LG) △스마일, 온! LG(SMILE, ON! LG)다.
상표 등록 주체는 LG그룹이다. LG 상표가 포함된 경우 계열사 상관없이 LG그룹이 등록해야 하지만, 3건의 상표를 실제 사용하는 주체는 LG전자인 것으로 알려진다. 해당 상표들은 독점권 기준으로 10년간 유효하며, 2033년 6월까지 보호받게 된다.
'LG 써마브이'는 LG전자의 주거용 고효율 히트펌프 냉난방 시스템 대표 브랜드다. 이 제품은 외부 공기에서 얻는 열에너지를 활용해 냉방, 난방, 온수 공급이 모두 가능한 고효율 에너지 솔루션으로, 러시아와 같은 난방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의 사업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다. LG전자가 러시아를 주요 전략 시장으로 보고 냉난방 관련 IP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렛츠고 LG'와 '스마일, 온! LG'는 제품명이 아닌 브랜드 메시지를 담은 문구형 상표로, LG가 향후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이나 소비자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두 문구는 공식 캠페인에서 본격적으로 사용된 적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LG가 글로벌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브랜드 정체성을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LG전자는 최근 러시아에서 상표권 등록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며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3월 러시아 특허청으로부터 △엑스붐 그랩(xboomGrab) △엑스붐 락(xboomRock) △퓨론(FURON) 등 CES 2025에서 첫 공개한 신제품명 3건의 상표 등록도 승인받은 바 있다. 이들 제품이 글로벌 출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에서 상표를 등록한 것은 러시아 시장 역시 주요 타깃 중 하나로 포함됐다는 의미로 읽힌다. <본보 2025년 4월 21일 참고 LG전자, 러시아서 AI 소프트웨어·오디오 신규 상표 대거 등록>
LG전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지난 2022년 3월부터 러시아에 수출하는 제품 선적·판매를 중단했다. 같은해 8월부터는 루자 가전 공장 가동을 멈췄다. 작년 2월엔 러시아에 운영하고 있던 공식 브랜드 매장을 모두 폐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맞물려 미국과 러시아 간의 제한적 해빙 기류가 감지되면서 재진입 가능성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올 3월 생산설비 노후화 방지 차원에서 루자 공장 가동을 일시 재개했다. 작년엔 러시아 대학과 협력해 냉난방공조(HVAC) 인재 양성을 지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