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효성중공업이 바레인에서 변압기 19대 공급 사업을 두고 스위스 업체와 경쟁하고 있다. 전력기기 호황을 타고 역대 최대 수주잔고를 달성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중동에서 도전장을 냈다.
21일 바레인 수전력청(EWA)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66kV 변압기 공급 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변압기 19대의 설계부터 제작, 설치, 시운전까지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대가로 2174만9456 바레인디나르(BHD·약 800억원)를 제시했다. 이는 경쟁사인 스위스 히타치 에너지(947만6373BHD·약 350억원), 오만 볼탬프 트랜스포머(731만2507BHD·약 260억원)보다 높다.
이번 입찰은 바레인의 증가하는 전력 수요를 충족하고자 현지 정부가 66kV 변전소 설치에 나서며 시작됐다. EWA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입찰을 개시해 효성을 비롯해 세 곳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 가장 낮은 가격을 제안한 볼탬프 트랜스포머는 입찰 보류로 처리되며 효성과 히타치 에너지 간 '2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EWA는 가격과 기술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공급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은 중동에서 활발히 사업을 발굴하고 수주 행진을 이어간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동 전력 생산량은 40% 이상 증가해 2030년 355TWh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비전 2030'의 일환으로 네옴시티를 비롯한 대규모 인프라 사업이 진행 중이고 대형 국제 이벤트도 앞뒀다. 사우디는 2029년 동계 아시안게임과 2030년 리야드 세계박람회(엑스포), 2034년 월드컵 개최를, 카타르는 2030년 아시안게임과 도하 엑스포를 준비 중이다. 안정적인 전력 수급이 중요해지며 전력기기 발주 물량도 늘 전망이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기준 약 10조원에 달하는 수주잔고를 기록하며 글로벌 전력 인프라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중동 시장에도 수차례 문을 두드렸다. 지난 2023년 네옴시티 사업 참여를 위해 현지 전력기기 제조사와 차단기 생산법인 설립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지사를 통해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