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 전문 기업인 '원익큐엔씨'가 1억 달러(약 1300억원) 이상 투자해 미국 거점 확장에 나선다. 내년 가동을 앞둔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로 분석된다.
22일 오스틴비즈니스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디포지션 테크놀로지(Deposition Technology Inc.)는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증설에 1억 달러를 쏟는다.
이번 증설은 삼성의 반도체 공장 수요를 고려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170억 달러(약 23조원)를 투입해 2022년 파운드리 공장을 착공했다. 작년 말 기준 진행률은 99.6%에 달했다. 내년 가동해 5G와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등 다양한 분야에 필요한 첨단 칩을 생산할 계획이다.
추가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미국 정부와의 예비거래각서(PMT) 체결 당시 2030년까지 미국 반도체 사업에만 450억 달러(약 62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었다. 4나노미터(㎚·1㎚=10억분의 1m)와 2나노 파운드리 공장 두 곳, 연구개발(R&D) 시설, 3D 고대역폭메모리(HBM)·2.5D 패키징 시설을 짓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후 작년 말 시황을 감안해 패키징 공장을 보류하고 2나노 중심으로 파운드리 투자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규모와 속도는 시황에 따라 조절하지만 엔비디아와 AMD 등 미국 고객사들의 선단 공정 수요가 늘면서 중장기적인 투자는 늘 전망이다.
디포지션 테크놀로지는 삼성전자향 수요 대응을 위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에 집중됐던 모회사 원익큐엔씨의 세정 사업이 북미로 확대되며 수익 증대가 전망된다.
원익큐엔씨는 앞서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의 세정·코팅 협력사로 낙점되며 북미 투자를 모색했다. 2022년 5월 미국 법인인 원익큐엔씨 아메리카(WONIK QnC America)를 설립하고 이듬해 현지 세정 전문 업체인 디포지션 테크놀로지 지분 100%를 인수해 미국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