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예린 기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나스(Petronas)와 손잡고 해상 가스전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 미얀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를 잇는 삼각축을 중심으로 아시아 해상 자원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페트로나스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포스코인터내셔널과 말레이시아 사바 주 해안 인근 '라양라양 분지(Layang-Layang Basin)'에 대한 기술평가협약(TEA)을 체결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 협약을 기반으로 해당 분지의 지질 구조 및 자원 매장 가능성을 평가하고 향후 개발 잠재력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은 라양라양 분지 내 천연가스 및 석유 자원 개발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는 초기 탐사 단계다. 평가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생산물분배계약(PSC) 체결로 이어질 수 있어 향후 말레이시아 내 신규 광구 개발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를 통해 말레이시아 내 에너지 사업을 다각화하고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페트로나스의 인연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제 입찰을 통해 말레이반도 동부 해상에 위치한 PM524 광구 탐사운영권을 확보했고, 이후 페트로나스와 생산물분배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4년간의 탐사권과 24년간의 개발·생산 기간이 보장됐다.
PM524 광구는 수도 쿠알라룸푸르 동쪽 해상 수심 50~80m 천해 지역에 위치하며, 면적은 약 4738㎢에 달한다. 인근에는 다수의 가스전과 해저 파이프라인 등 생산 인프라가 밀집돼 있어 연계 개발을 통한 사업 효율성도 기대된다.
업계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아시아 각국 해상 가스전 시장에서 안정적인 기반을 확보하며 에너지 안보와 저탄소 전환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적 확장에 나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라양라양 분지 기술평가협약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말레이시아 내 입지를 강화하고 추가 탐사·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아시아 전역에서 해상 가스전 개발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미얀마 가스전은 현재 3단계 개발을 완료하고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 작년 6월 미얀마 가스전 해상 A-1·3 광구 4단계 개발 사업을 공식화하고 파트너사를 확보했다. 지난 2023년에는 인도네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페르타미나 훌루 에너지(PH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붕아 광구 탐사권을 획득했다. 같은해 7월 현지 정부와 원유·가스 분배 조건에 관한 계약을 맺고 기본 6년의 탐사권과 운영권, 30년의 개발·생산 기간을 보장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