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CJ대한통운이 사우디아라비아 전자상거래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글로벌 건강라이프 쇼핑몰 '아이허브(iHerb)' 전담 물류센터에 창고관리시스템(WMS)을 도입하며,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한 스마트 물류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사우디 리야드 통합물류특구(SILZ) 내 아이허브 전담센터에 프랑스 물류 IT기업 '사보이(Savoye)'의 WMS 솔루션 '오다티오(ODATiO)'를 구축했다. 해당 시스템 도입은 SILZ 내 첫 사례로, 사우디 디지털 물류 인프라 전환의 상징적 이정표로 평가된다.
이번에 적용된 오다티오는 상품 입고부터 품질검사, SKU(재고관리 단위) 수준 추적, 재고 보충, 피킹, 출고까지 물류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한다. 아이허브의 운영 기준에 맞춰 재입고 자동화, 피킹 최적화, 부가가치 서비스 트리거링 등 맞춤형 기능도 구현됐다. 앞서 CJ대한통운은 아이허브와 8년간의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중동지역 물류 서비스를 전담하기로 했다.
파디 빈 살레 알부하이란 사우디 SILZ 컴퍼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협력은 기술적 성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며 "사우디에서 물류 효율성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이끄는 통합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CJ대한통운은 이번 WMS 도입을 계기로, 지난 2023년 발표한 '사우디 글로벌권역물류센터(GDC)'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 해당 사업은 사우디 민간항공청과 협약을 맺고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 SILZ에 총 600억원을 투입해 중동 9개국을 연결하는 초국경 전자상거래(CBE) 거점을 조성하는 것이다.
연내 마무리될 2단계 사업에서는 오다티오를 자동화 셔틀 시스템(X-PTS), 구역 간 피킹 솔루션과 연동해 하루 최대 1만5000건의 주문을 고속 처리하는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로 전환할 계획이다.
사우디 전자상거래 시장은 올해 279억6000만 달러(약 38조원)에서 오는 2030년 494억9000만 달러(약 68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넓은 내수시장과 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등 인접국 확장성을 고려하면, CJ대한통운이 겨냥하는 연 100조원 규모 글로벌 CBE 시장 공략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는 경제 다각화를 위한 '비전 2030'에 따라 물류·무역 인프라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이미 인천공항 등에서 GDC를 운영하며 글로벌 고객사의 상품을 지역 허브에 선입고한 후 현지에서 바로 배송하는 CBE 물류 전략을 전개 중이다. 사우디 GDC는 이 전략의 핵심 중동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