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국수 한 그릇 값'에도 불티…신라면·불닭 K-라면, 베트남 시장 강타

韓 매운맛, 베트남 입맛 잡아...한류 효과 '톡톡'
프리미엄 라면, 먹는 재미·트렌드 소비 만족↑
오뚜기·팔도 등 현지 공장 운영 접근도 높여

[더구루=김명은 기자] 베트남에서 K-라면의 인기가 뜨겁다. 독특하고 강렬한 맛은 기본이고, K-드라마, K-팝 등 한류 콘텐츠의 영향에다 비싸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고급 간식'으로까지 인식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31일 베트남 식음료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농심의 신라면 등 매운맛이 강한 프리미엄 라면 제품이 현지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제품의 가격은 현지 쌀국수 한 그릇에 맞먹을 정도로 높지만 소비자들은 '특별한 경험'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


베트남 소비자들이 한국 라면에 열광하는 첫 번째 이유는 특유의 강렬한 맛과 쫄깃한 면발이다. 특히 불닭볶음면처럼 매운맛이 강한 제품은 한국 못지않게 매운 음식을 즐기는 베트남 젊은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기존의 현지 라면과는 다른 깊고 진한 국물맛과 독특한 소스의 조합이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K-라면의 인기에는 한류를 빼놓을 수 없다. 한국 드라마 속 등장인물이 컵라면을 맛있게 먹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식욕을 자극하며 제품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고 있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다양한 조리법과 먹방 콘텐츠가 전파되며 한국 라면의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 라면은 현지 라면보다 2~3배 이상 비싼 편이지만, 베트남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비싼 만큼 가치 있는 경험'으로 인식되고 있다. 단순한 한끼 식사가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즐기고, 이를 SNS에 공유하는 하나의 놀이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먹는 재미'와 '트렌드 소비'가 합쳐진 프리미엄 라면이 베트남에선 일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에 발맞춰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등 한국의 주요 라면 업체들은 베트남 시장을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현지 법인과 생산 공장을 설립해 물류 비용을 줄이고, 제품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실제로 오뚜기는 지난 2018년부터 하노이 인근 박닌 지역에 현지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팔도도 지난 2012년 하노이 북서쪽 푸토에 현지 공장을 세웠다. 한국 라면은 현재 베트남 대형마트뿐 아니라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K-라면의 인기는 베트남 라면 시장의 구조도 바꿔놓고 있다. 베트남은 세계에서 라면 소비량이 높은 국가 중 하나다. 현지 브랜드인 에이스쿡(하오하오), 마산(오마치, 코코미) 등이 여전히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 라면의 인기가 새로운 고급화 경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지 기업들도 제품 고급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라면의 베트남 시장 확대는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문화 교류와 소비 트렌드 변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현상으로도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K-라면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맛과 문화적 매력으로 많은 베트남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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