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현대차 구금 여파, 美 정계로 확산…'차기 대선 출마설' 켐프 겨냥?

美 전기차 전문지 '클린테크니카' "'전기차 투자 앞장' 켐프 주지사 정치 생명에도 영향"
조지아주 상원 "트럼프 행보 모순적…투자자 겁주고 사업 지연시켜"

 

[더구루=오소영 기자] 미 이민 당국이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자동차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을 구금하며 미 정계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이번 단속이 전기차 투자 유치에 앞장서며 차기 대선 후보로도 부상된 조지아 주지사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지아주와 아시아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판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 클린테크니카(CleanTechnica)는 지난 8일(현지시간) '현대차-LG엔솔 배터리 합작공장' 구금 사태가 켐프 주지사에도 '치명타'라고 보도했다.


켐프 주지사는 조지아를 미국 전기차 중심지로 탈바꿈하겠다며 해외 투자 유치를 주도한 인물이다. 지난 2022년 10월 현대차-LG엔솔의 합작공장의 착공식에 참석했다. 이듬해 9월에는 20억 달러(약 2조7000억원) 상당의 추가 투자 계획을 극찬하며 양사 합작공장이 주 역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라고 치켜세웠다.


켐프 주지사는 2027년 1월 임기가 만료된다. 퇴임을 앞두고 2026년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나갈 수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으나 지난 5월 공식 불출마를 선언했다. 켐프 주지사는 남은 임기 기간을 선거 운동에 할애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2028년 대선 출마를 노린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켐프 주지사가 차기 대선후보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이번 구금 사태가 정치 커리어에는 악재라는 게 현지 매체의 분석이다.

 

이러한 시선을 인식한듯 켐프 주지사는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주말 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그는 최근 "주(州) 내에서 운영되는 모든 회사는 조지아와 미국의 법률을 따라야 한다"며 "주 공공안전부가 이민세관단속국(ICE)와 협력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했다"며 밝혔다.

 

단속을 정당화한 켐프 주지사와 달리 조지아주 의원들은 이번 사태를 강력히 비판했다. 소냐 하펀(Sonya Halpern) 조지아주 상원의원은 "우리는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하고 제조업을 자국으로 되돌리길 원한다고 말해왔다"며 "하지만 이번 단속은 정반대의 메시지를 보낸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을 겁주고, 프로젝트를 지연시키며, 고용자들에 책임을 묻는 대신 노동자들을 처벌한다"며 "조지아가 청정에너지의 미래에서 승리하길 원한다면, 우리는 모순이 아니라 일관된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회아시아태평양계 코커스(CAPAC)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조지아주의 민주당 하원의원들도 공동 성명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폭력적인 범죄자를 겨냥하는 대신 대규모 추방 할당 목표를 채우기 위해 직장이나 유색인종 사회에서 이민자들을 쫓고 있다"며 "이런 무분별한 행동은 가족을 찢어 놓고, 경제에 피해를 주며, 우리 글로벌 파트너들의 신뢰를 약화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국 당국은 지난 4일 조지아주 합작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여 475명을 체포했다. 이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 소속 47명(한국 국적 46명·인도네시아 국적 1명)과 설비 협력사 소속 인원 250여명이 구금됐다. 

 

외교부는 미국에 신속대응팀을 파견해 구금자 전원의 조기 귀국을 위한 세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10일 대한항공 전세기를 투입해 구금된 한국인 300여 명을 태우고 돌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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